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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공동창업주 보드 포진' 성일하이텍, 전반적 지표 '미흡'

이강명 회장·이경열 사장, 각각 의장·사내이사 지위

이우찬 기자  2024-11-15 09:30:4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코스닥 상장사 성일하이텍은 지표 전반에서 미흡한 평가를 받았다. '경영성과'와 '참여도' 지표에서 평점 5점 만점에 2점대를 받았고 이외 4개 지표는 모두 1점대에 머물렀다.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아 이사회 평가에서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데 한계가 뚜렷했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라 아직 해당 위원회를 설치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2023년 기준 성일하이텍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됐다. 공동창업주인 이강명 대표이사 회장과 이경열 사장(최고운영책임자)이 모두 사내이사로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대표뿐만 아니라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며 사업 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글로벌 운영총괄이다.

소위원회로 안전관리위원회가 설치돼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위원회는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지난해 매출 감소·적자전환, '경영성과' 저조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진행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성일하이텍은 255점 만점에 92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지표에서 평점 기준 2.4점, 전체 55점 중 26점을 획득했다. 100점으로 환산하면 50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성일하이텍이 전체 6개 지표 중 4개 지표에서 1점대 평점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경영성과'는 그나마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영성과'는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을 지표로 삼는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부채비율,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을 점검했다. 투자 관련 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주가수익률, 배당수익률이 있다. 비교 대상은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각 지표 상·하위 10% 기업은 제외했다.

성일하이텍은 11개 항목으로 구성된 '경영성과' 지표에서 ROE와 ROA, PBR 등 세 항목에서 5점씩 총 15점을 획득했다. ROE와 ROA는 각각 8.2%, 5.07%를 기록했다. KRX300 평균치는 ROE가 6.82%, ROA는 3.76%였다. 성일하이텍의 PBR은 4.25배로 평균치(2.38배)를 상회했다. 재무건전성 항목인 부채비율에서는 4점을 획득했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77.42%로 양호한 편이다.

배당수익률을 비롯해 주가수익률, TSR 등 나머지 7개 항목에서 모두 1점씩 얻는데 그쳤다. 202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외형 축소를 겪었고 적자 전환을 기록하며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항목에서도 박한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에 이어 '참여도' 지표가 2점대 평점을 받았다. 총 배정된 40점 중 16점을 얻었다. '참여도' 지표의 세부적인 항목 중 이사회 개최 횟수와 보드진 참석률이 각 4점, 5점을 받았다. 지난해 11차례 이사회 회의가 열렸다. 이사진 참석률도 90% 이상으로 파악됐다. 이외 항목의 경우 1점~2점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 감사위원회 개최 횟수와 지원 조직 유무를 묻는 문항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오너의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직, '견제기능' 박한 평가

'경영성과'와 '참여도'를 제외한 지표는 5점 만점 기준 모두 1점대 평점이었다. 특히 '견제기능' 지표는 1.2점의 평점으로 가장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45점 중 11점을 얻는데 그쳤다.

미등기 임원의 보수 규모의 적정성을 묻는 항목에서 3점을 받았을 뿐 이외 8개 항목 모두 1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만 참석하는 회의가 열리지 않았고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위원회가 아닌 상근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감사위원회 설치 여부, 감사위원회 인적 구성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각 1점만 받았다.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5점 만점 평점에서 각 1.6점, 1.9점이었다. '정보접근성' 지표에서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설치돼 있지 않아 후보 추천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부분 등이 낮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다.

다만 '정보접근성'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이사회 회의 내용의 투명성 항목이다. 이 항목에서 3점을 받았는데 비교적 구체적으로 내용을 서술한 점이 주목된다. 예를 들어 '미네로 10억 투자의 건', '노틸러스오픈이노베이션 펀드 10억 투자의 건', '한국수출입은행 운영자금 40억 대출 연장의 건' 등이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과 액수를 공개한 점은 평가받을 만한 부분이다.

'평가개선 프로세스'의 경우 대부분 항목에서 1점을 받았다. 이 지표에서는 이사회 평가 절차 마련, 평가 결과의 홈페이지 공개, 사외이사 개별 평가 등의 여부를 묻는 항목이 대부분인데 이사회 평가 절차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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