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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GS그룹

끈끈한 '공조 파트너' 카카오모빌리티

GS리테일·칼텍스·에너지 3사 '1000억 집행' 3년차, 전략제휴 상징 '지분 2%'

박동우 기자  2023-08-31 14:53:1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GS그룹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기업은 카카오모빌리티다. 단일 계열사에 국한하지 않고 리테일·칼텍스·에너지 등 3사가 1000억원을 집행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GS그룹이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한지 3년차를 맞이하는 해다. 거액을 들여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2%'는 양측의 전략 제휴를 상징하고 있다. '주식 취득'이라는 재무적 의사결정이 사업 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물꼬를 트는데 기여한 사례다.

◇투자 물꼬 튼 GS칼텍스

GS그룹이 2021년 이래 올해까지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냥해 지분 확보와 자금 대여 방식으로 집행한 금액은 990억원이다. GS리테일, GS칼텍스, GS에너지 등 3개 계열사가 실탄을 투입했다. 주식을 매입하는데 950억원이 들어갔다. 3사가 소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2.03%다. 나머지 40억원은 카카오모빌리티 종속기업에 빌려준 실탄이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카카오모빌리티를 주목한 기업은 GS칼텍스다. 2020년 주유소에 전기자전거 배터리 충전 기기를 설치하기로 결정하면서 교류의 단초를 제공했다. 당시 GS칼텍스는 국내외에서 '탄소 중립' 트렌드가 확산하는 흐름을 예의주시했다.

원유 정제와 석유화학제품 양산 중심의 본업을 이어가되 점진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울 필요성을 인식했다. 경영진은 주유소 운영 사업에서 해답을 찾았다. 전국 도시 길목마다 자사 주유소가 자리잡은 대목에 착안해 주유소를 운송수단 대여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모색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시간 단위로 자동차를 빌려주는 카셰어링(차량 공유)부터 전동 킥보드 이용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만큼 협력 상대로 적격일 수밖에 없었다. 2021년 3월 GS칼텍스 이사회는 처음으로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사업 시너지를 발휘하는 방안을 정교하게 다듬은 뒤 2021년 4월에 주식 취득 방침을 최종 확정했다. 같은 해 8월에 GS칼텍스는 250억원을 들여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율 0.6%(156만8000주)를 확보했다. GS에너지도 보조를 맞춰 카카오모빌리티 주식 0.12%(31만4000주)를 사들이는데 50억원을 투입했다.


◇'등가 교환'으로 연결고리 형성한 GS리테일

GS칼텍스 다음으로 투자에 나선 타자는 GS리테일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취득의 연결고리가 된 건 'GS파크24(현 케이엠파크)'라는 회사였다.

GS파크24는 2006년에 GS리테일과 일본 업체 파크24가 50%씩 자본금을 납입하면서 출범한 업체로, 주차장 운영에 잔뼈가 굵었다. 이후 GS리테일이 파크24가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면서 GS파크24를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매출은 우상향했지만 수익성이 신통치 않았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 1.5%, 2019년 2.2%를 시현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19년 -9억원 △2020년 -72억원 △2021년 -38억원 등 3년 연속으로 순손실도 겪었다.


저조한 수익성을 놓고 고심하던 GS리테일에 솔깃한 제안을 건넨 기업이 카카오모빌리티였다. 유상증자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대신 GS파크24를 인수하겠다는 요지였다. 택시 운송, 중개 용역 부문을 넘어 차량 소유자를 겨냥한 서비스 시장 진출에 공들이던 국면에서 주차장 운영사 GS파크24는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을 수행하면서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 실시간 교통량 계측, 목적지별 최적 경로 안내 등의 기술을 자사로 이식하는 게 한층 용이해진다고 판단했다.


2021년 12월에 GS리테일이 650억원을 들여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31%(333만6756주)를 확보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같은 시기 카카오모빌리티는 GS리테일에 650억원을 주고 GS파크24를 인수했다. '등가 교환' 방식으로 구축한 파트너십이었다.

지분 투자 이후에도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지난해 2월에 GS리테일은 카카오모빌리티 계열사로 전환한 GS파크24에 운영자금 용도로 40억원을 빌려줬다. 연 이율 4.6%를 적용했고 상환 만기는 올해 8월에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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