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오너 책임경영 대상홀딩스, '아쉬운 견제장치'

사외이사 비중↓, 이사추천 경로 '불투명'…오너 입김 가능성↑

김현정 기자  2024-12-04 10:46:4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대상홀딩스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임 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부회장, 장녀 임세령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등기임원으로서 경영상 법적책임도 지겠다는 바람직한 지배구조다. 다만 오너일가의 등기임원 비중이 높으면 회사가 오너중심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체제로 운영될 확률도 높아진다. 이를 차단할 장치가 꼭 필요하다.

대상홀딩스 이사회의 경우 아쉽게도 오너의 전횡을 막을 견제장치가 부재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맡고 있으며 이마저도 사업보고서·홈페이지·기업지배구조보고서 그 어디에도 공시해놓지 않았다. 사외이사 비중이 25%로 이사회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역시 불투명, 깜깜이로 운영됐다.

◇255점 만점에 101점, 6개 지표 모두 1~2점대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대상홀딩스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01점으로 산출됐다.


대상홀딩스는 6개 모든 지표에서 평균 1~2점대(5점 만점)를 받는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사회를 둔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가운데서 ‘정보접근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균 5점 만점에 2.7점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공개했으나 홈페이지엔 공개하지 않았고, 지배구조보고서 역시 DART엔 공시했으나 홈페이지엔 미공시해 각각 3점을 받았다.

주주환원정책을 놓고는 배당성향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3개년 평균 당기순이익 대비 30%이상으로 유지’하고, 배당액 변동을 ‘전년도 지급액 대비 30% 이내로 한정’하는 등 일정한 정책을 둬 3점이 부여됐다. 중장기적 계획은 나타나지 않아 일부 감점이 있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46.7%로 3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전혀 공개되지 않아 1점으로 채점됐다.


‘참여도’ 지표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우선 이사회 구성원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100%로 5점을 받았다. 이사회 의안 통지기간은 28일인 만큼 이 역시 넉넉해 5점으로 채점됐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있어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독립성 확보를 위한 별도 기구를 두지 않을 뿐더러 이사 후보 추천 경로도 전혀 공개하지 않은 만큼 1점이 부여됐다.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작년 3월 8일 2023년 경영전망을 주제로 한 차례 제공됐다. 이에 따라 2점이 부여됐다.

‘평가개선프로세스’도 평균 2점으로 2점대를 턱걸이했다. 이사회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이 B등급으로 4점이 주어졌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5점이 부여됐다. 다만 이사회 평가 및 사외이사 평가 활동이 전무한 만큼 관련 4개 항목 모두 1점으로 채점됐다.

◇대표이사=의장, 해당 정보마저 미공시…사외이사 비중 25% 불과

낮은 점수를 받은 지표는 ‘구성’과 ‘견제기능’이다. 대상홀딩스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는 보완해야할 점이 상당 수 지적됐다. 최성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2점이 부여됐다. 우수한 지배구조는 독립적 지위를 가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형태다. 이 가운데 해당 공시도 미흡했다. 사업보고서·홈페이지·기업지배구조보고서 그 어디에도 이사회 의장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이사회 역시 사내이사 6명에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사외이사 비중이 25%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해당 항목에서 1점이 부여됐다. 이사회 제도의 형해화를 방지하면서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활성화하기 위해 두는 ‘이사회 내 위원회’도 전무했다. 이사진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임세령 부회장(사내이사)이 연령, 성별 요건을 충족한 덕분에 3점이 부여됐다. 사외이사들의 타기업 경력 보유, 이사진의 다국적 보유 요건은 불충족했다.


‘견제기능’도 약했다. 이사 추천을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받지 않고 이사회에서 전담하는 한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없어 2점이 부여됐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전무했으며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았다.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없고 내부거래 역시 이사회에서 통제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관련 항목 모두에 1점이 주어졌다.

‘경영성과’는 평균 2.1점으로 대체적으로 1점이 부여된 가운데 확연히 돋보인 부문이 있었다. 바로배당수익률·주가수익률·총주주수익률(TSR) 등 ‘투자 항목’이었다. 각각 2.03%, 73.79%, 77.3%로 평균치(1.42%, 25.74%, 27.64%)를 크게 상회해 각각 5점이 부여됐다. 반면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ROE, ROA 등 ‘경영성과 항목’과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등 ‘재무건전성 항목’은 모두 평균치를 하회해 각각 1점이 부여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