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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차입금 감축 속도내는 ㈜GS, 견고해진 재무 구조

설립 이후 총차입금 최저 기록, 내년 배당수익 줄어들 가능성

김위수 기자  2024-11-29 16: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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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GS그룹의 지주사 ㈜GS는 2022년 이후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들어 차입금 감축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올 3분기 ㈜GS의 총차입금은 지난 2022년 말 대비 60% 줄었다. ㈜GS가 설립된 2004년 이후 총차입금 규모가 가장 적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GS칼텍스 등 올해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해 내년 ㈜GS의 배당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도 하다. ㈜GS가 재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재무지표·상환능력 모두 '우수'

㈜GS는 레버리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기업이다. 순수 지주사이기는 하나 그룹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GS 자체적으로 투자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큰 투자건이 있을 때 회사채 등 외부조달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왔다.

대규모 투자 중 가장 최근 실시된 건은 보톡스 생산업체 휴젤 인수다. 2022년 ㈜GS는 사모펀드 등과 4자연합을 구성해 약 1조7000억원에 휴젤의 지분 46.9%(전환사채 포함)를 인수했다. ㈜GS가 투입한 금액은 2억5000만달러(당시 기준 약 3000억원)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했다. 이 과정을 거쳐 ㈜GS의 총차입은 2022년 말 9289억원까지 늘었다.

눈에 띄는 투자활동이 없었던 지난해부터 ㈜GS는 휴젤 인수로 불어난 차입금을 줄이는 데 집중해왔다. 자회사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이 차입금 상환의 주된 재원이다.


지난해의 경우 ㈜GS는 배당금 수익 8347억원을 포함해 8955억원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을 만들어냈다. 이중 3232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2368억원을 배당금 지급에 썼다. 남은 현금 중 대부분은 현금성자산으로 쌓아 현금 보유고를 늘렸다.

단 올해의 경우 배당금 수익이 줄어들며 OCF가 448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적었다. 연초 배당금으로 2367억원을 지급했고 23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배당금 지급액과 차입금 상환금액이 OCF를 초과하는 규모다. ㈜GS는 보유했던 현금을 일부 사용해야 했다. 지난해 말 4213억원이었던 ㈜GS의 현금성자산은 올 3분기 3139억원으로 약 1000억원의 유출이 발생했다.

적극적인 차입금 감축 활동으로 ㈜GS의 레버리지 지표는 어느 때보다 낮아진 상태다. 올 3분기 ㈜GS의 별도 부채비율은 7.8%, 차입금의존도는 5.5%로 모두 한 자릿수로 나타났다. 차입금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및 총차입금/EBITDA는 각각 0.6배, 0.1배로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GS칼텍스에 달린 내년 커버리지

㈜GS가 레버리지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GS의 내년 배당수익이 신통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 배당수익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계열사는 GS칼텍스다. GS칼텍스의 배당금 중 절반은 지분구도에 따라 GS에너지로 향한다. GS에너지는 GS칼텍스로부터 수령한 배당금보다 많은(10% 안팎) 금액의 배당을 집행, 100% 주주인 ㈜GS에 지급한다. ㈜GS의 배당수익에서 GS칼텍스의 몫이 차지하는 비중은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절반을 훌쩍 넘을 때도 많다.

하지만 GS칼텍스의 올해 실적은 부진하다. GS칼텍스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1~3분기 대비 82% 줄어든 상태다. 4분기에는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나 연간 실적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GS의 수익규모가 적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사전적으로 재무구조를 탄탄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조달 여력을 늘리기 위해서로도 해석할 수 있다. ㈜GS는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허준녕 부사장의 GS벤처스 대표 겸직을 해제했다. 지주사 미래사업팀장 직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또 미래사업팀 임원인 황재웅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힘을 보탰다.

㈜GS의 미래사업팀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그룹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휴젤 인수 등이 미래사업팀의 주요 성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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