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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상장사 TSR 관리 '난제'…외부이슈 영향 심화

1~7월 5대 주요계열사 모두 '마이너스'…"빠른 시일내 시장과 소통"

박동우 기자  2024-07-24 14:13:34
카카오가 올해 주주가치 제고를 공언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사법당국 수사 등 대외이슈 발생에 따른 영향이 심화하면서 주가를 관리하는 사안이 '난제'로 떠올랐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기간을 설정해 카카오를 비롯해 게임즈, 페이, 뱅크, SM엔터테인먼트 등 5대 주요 상장 계열사 총주주수익률(TSR)을 산정한 결과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카카오 측은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주주환원을 계속 이어가겠다"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실적 개선에도 카카오 -33%, 카카오뱅크 -26%

올 들어 이달 23일까지 총주주수익률(TSR)을 산정한 결과 카카오는 -33.0%로 나타났다. 다른 계열사의 지표 역시 마이너스 값을 시현했다. △카카오페이 -50.0% △카카오게임즈 -31.2% △카카오뱅크 -26.9% △SM엔터테인먼트 -21.5% 등으로 나타났다. TSR은 특정 기간의 시가총액 변동분과 배당 지급액을 토대로 계산하는데 일정한 기간 동안 주주가 회사 주식에 투자하면서 발생하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2019년 이래 올해까지 카카오의 연간 TSR 추이를 살피면 올해 지표 -33.0%는 2022년 -53.7%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이달 23일 종가 기준 시총이 17조2278억원으로 올 초 25조7510억원과 견줘보면 33.1%(8조5232억원) 급감했다. 주주들에게 나눠준 배당 총액은 267억원으로 지난해 262억원과 견줘 1.9%(5억원) 늘었다.


주가 변동에 영향을 주는 실적과 현금흐름이 개선된 양상을 보였지만 TSR 지표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 1분기 연결기준 카카오 매출은 2023년 같은 기간 1조7403억원과 견줘 14.3%(2481억원) 많아졌고 순이익 역시 638억원에서 676억원으로 증가하면서 6.0%(38억원)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 1~3월 3498억원으로 전년동기 2127억원 대비 유입액이 64.5%(1371억원) 증대됐다.

국내외 빅테크 기업과 견줘봐도 카카오 TSR이 열위에 놓인 양상이다. 올 1~7월 네이버의 TSR -24.7%보다 8.3%포인트 낮다. 네이버 시총이 36조9480억원에서 27조7069억원으로 25.0%(9조2411억원) 줄어든 가운데 1190억원 규모 배당을 지급한 내역이 반영됐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TSR 28.7%와 비교하면 61.7%포인트 격차를 시현했다.

다른 계열사들의 주가 관리도 어려움에 처했다. 카카오뱅크는 연초 13조3514억원에서 이달 23일 9조6816억원으로 시총이 27.5%(3조6698억원) 감소했다. 배당 집행액을 381억원에서 715억원으로 1년새 2배 가까이 늘렸지만 주가 부진을 상쇄하지 못했다. 결국 TSR이 2023년 18.4%에서 올 1~7월 -26.9%로 45.3%포인트 하락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TSR도 24.2%에서 -21.5%로 음전환했는데 2020년 이래 4년 만의 마이너스 기록이다.


◇시장 투자자 신뢰 형성, 주주환원 기조 지속 '투트랙 대응'

카카오 계열사들이 TSR 관리에 난항을 겪는 건 외부이슈 영향이 심화된 대목과 맞닿아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을 둘러싼 수사가 1년 5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수감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사를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의혹,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 배임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영진은 외부이슈 영향을 상쇄하려면 경영 불확실성을 둘러싼 우려를 불식하는 동시에 주주환원, 이익, 현금흐름 등 내생변수를 끌어올리는 데서 출발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의장 부재와 맞물려 카카오가 23일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배경이다.

카카오는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면서 시장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형성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연간 별도기준 FCF의 15~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내용이 담긴 2021~2023년 주주환원책 이행을 마무리한 가운데 새로운 중장기 정책 도입을 준비 중이다.

배당에 국한하지 않고 자사주 소각도 매년 5월에 실시하고 있다. △2022년 323만9741주 △2023년 189만7441주 △2024년 196만6496주 등 3년에 걸쳐 710만3678주를 처리했다. 올 5월에는 정신아 공동의장 겸 대표가 주주서한을 통해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각 1억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장내 매입할 예정"이라며 '주주 중심의 책임 경영'을 약속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발생한 여러 이슈들로 인해 기업가치를 관리하는데 현실적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 증진이 중요한 만큼 시장이 기대하는 방향에 부합하도록 새로운 주주환원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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