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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옥석 가리는 GS칼텍스

상반기 중국 석유화학기업과 합작관계 해소, '순손실 지속'이 지분정리 좌우

박동우 기자  2023-08-30 15:05:18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GS칼텍스가 기존에 투자를 단행한 해외법인들을 점검하면서 옥석을 가려냈다. 여러 해에 걸쳐 '순손실'을 지속하는지 여부가 포트폴리오 정리를 좌우했다.

수익성이 극도로 저하된 업체에 대해서는 보유 지분을 처분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중국 석유화학기업 '루로다(Luroda)'와 형성했던 합작관계를 올해 상반기에 해소한 배경이기도 하다.

◇기대와 다르게 전개된 '중국시장 윤활유 사업'

올해 상반기에 GS칼텍스는 보유 중이던 GS루브리컨츠(옛 루로다 루브리컨츠) 지분 47.35% 전체를 루로다 루브리컨츠에 매각했다. 주식 처분을 계기로 88억원의 장부가 손실을 인식했다. 동시에 GS루브리컨츠가 부담하던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액 71억원을 GS칼텍스가 전액 지급했고 기타비용으로 계상했다.

GS루브리컨츠는 중국 톈진에 자리잡은 업체로 윤활유를 양산해 판매하는데 특화된 기업이다. GS칼텍스가 첫 투자를 단행한 시점은 2014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 석유화학 기업 루로다와 함께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GS칼텍스는 49억원을 출자해 지분율 40%를 확보했다. 이후 2016년에 39억원을 추가 투자해 소유 지분율을 47%까지 끌어올렸다.

윤활유 판매에 경영진이 관심을 뒀던 건 다른 부문과 견줘 윤활유 사업의 수익성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조인트벤처 출범 원년인 2014년에 GS칼텍스 윤활유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4.5%(2286억원)로 정유(-1.6%), 석유화학(3.9%) 영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중화권 윤활유 소비량이 세계 2위 수준인 만큼 현지 시장 선점이 필수라는 인식이 경영진 사이에 대두됐다.


당초 기대와 달리 GS루브리컨츠 수익성은 계속 악화됐다. 중국 기업들의 윤활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현지 수요 대비 공급이 과도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매출이 발생했지만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대목이 방증했다. △2018년 마이너스(-) 10억원 △2019년 -28억원 △2020년 -47억원 △2021년 -51억원 △2022년 -36억원 등 매년 순손실을 겪었다.

GS칼텍스가 보유한 GS루브리컨츠 주식 장부금액이 매년 줄어드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지분법손실이 장부금액을 초과하면서 지분법 적용을 중단했다. 영업실적이 발생한지 5년차를 넘겼지만 수익성 개선이 요원한 만큼 GS칼텍스 경영진은 합작 관계를 해소하는 선택을 내렸다.

◇추가적인 투자처 정리 가능성은 낮아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해외에 포진한 종속기업은 8곳이다. 싱가포르, 중국, 인도, 체코, 멕시코 등에 자리잡았다. 관계기업으로는 일본 회사 그린에코테크놀로지가 있다. 올해 5월 GS칼텍스가 31억원을 들여 지분 15%를 매입했는데 재생 플라스틱 소재를 제조하는데 두각을 드러낸 업체다.

최근 5년간 종속기업들의 실적 추이를 살피면 GS루브리컨츠 이외에 순손실 지속 상태에 놓인 국외 포트폴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매년 이익을 실현하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투자처를 추가로 정리할 가능성은 낮다.

특히 일부 종속기업의 순이익률은 GS칼텍스의 연결기준 순이익률과 견줘 상대적 우위를 형성했다. 중국 쑤저우에 자리잡은 'GS칼텍스 플라스틱스'가 대표적 사례다.


2010년에 GS칼텍스가 22억원을 처음 출자한 뒤 누적 109억원을 집행했다. GS칼텍스 플라스틱스는 복합폴리프로필렌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하는 회사로 2020년(6.1%), 2021년(3.3%), 올해 상반기(4.4%) 순이익률 모두 같은 시기 GS칼텍스 연결 순이익률을 능가했다.

현재 수익성 지표를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처를 점검하는데 관여하는 핵심 인물은 유재영 재무실장(부사장)이다. 유재영 부사장은 GS그룹이 계열 분리되기 전인 2000년대 초반에 LG전자 중국지주회사에서 근무하는 등 해외법인에 몸담은 이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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