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서정진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 선언에 셀트리온 계열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요동쳤다. 서 명예회장이 '공동의장'으로서 3사 합병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 산적한 그룹 과제를 해결할 것이란 자본시장 및 투자자들의 기대감 덕에 최근 이어진 침체 국면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서 회장 복귀 선언 당일 코스피 맏형격인 셀트리온을 포함한 3사 시가총액은 1조9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작년 말 10조원대 몸값이 무너진 후 두 달여간 조정을 맞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 또한 이번 상승세에 힘입어 시가총액 9조원대를 회복했다. 3사 합병 최고 수혜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제약은 15%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서정진 명예회장 복귀'… 침체됐던 그룹 시가총액 1.9조 증가비상장사 셀트리온홀딩스를 비롯해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이사회는 3일 각 사별 이사회에서 서 명예회장의 복귀를 의결했다. 서 명예회장을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한 것이 골자로 이달 28일 열리는 각 사 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을 창업하고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개척한 인물이다. 셀트리온그룹의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두고 국내외선 성공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다만 그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램시마( 류머티즘관절염), 허쥬마(허셉틴), 트룩시마(리툭산), 렘시마SC, 유플라이마(휴미라), 베그젤마(아바스틴) 등 항체(Antibody) 바이오시밀러를 내놨다.
서 명예회장은 2021년 회사의 첫 항체 치료신약인 렉키로나(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가 회사 신성장동력 발굴과 3사 합병 등 굵직한 이슈 해결을 위한 복귀를 선언하자, 시장은 다시금 셀트리온그룹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맏형격인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일 대비 약 5% 상승했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20조원을 넘는 만큼 5% 가량의 주가상승을 거치며 회사의 시가총액은 1조원이 늘어났다. 시총 9조원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서 명예회장 복귀 선언 직후 시가총액이 6000억원 뛰었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의 주가 상승(전일 대비 15.57%)이 두드러졌다. 셀트리온제약은 서 며예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 공언한 상장 3사 합병 마무리 작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서 명예회장이 경영 복귀를 선언한 만큼, 그의 주도 아래에 3사 합병 작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3사 합병 과업도 서 명예회장 손에서… '공동의장' 역할 주목셀트리온 상장 3사는 서 명예회장의 은퇴를 기점으로 줄곧 시가총액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시가총액 40조원을 웃돌던 셀트리온은 이번 상승 반전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규모는 20조원 안팎이다. 한 때 20조원을 넘나들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가총액 또한 회계 과실 이슈 등이 더해지며 올해 들어 10조원 대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서 명예회장은 은퇴 후 창업 멤버인 기우성 부회장 등에게 3사 합병 등 주요 과제를 일임했지만 약 2년 간 3사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에 서 명예회장은 '공동의장'으로서 직접 경영에 대한 키를 쥐고 회사의 굵직한 현안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랫동안 발목을 잡던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부정 이슈가 서 명예회장 공백기에 해소된 것도 등판을 재개한 원인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의 회계 관련 이슈는 그간 승계를 가로막던 큰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이 부분을 금융당국으로부터 '고의성 없는 과실' 판정받아 일단락난 만큼 그의 리더십으로 다시금 3자 합병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쌍된다.
시장에선 그룹 이사회에서 서 명예회장을 단독 의장이 아닌 '공동의장'으로 복귀할 것을 의결한 점에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서 명예회장이 2021년 경영에서 손을 뗄 당시 그룹의 미래를 앞서 기 부회장을 비롯한 전문경영인, 그리고 오너 2세의 몫으로 남겨뒀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서 명예회장은 2년 만에 공동의장 카드를 꺼냈지만 여전히 그룹의 '구원투수' 역할론을 명료히 하면서 오너십 체인지의 동력을 꺼뜨리지 않았다"며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산적한 과제를 앞두고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그룹으로선 나름의 최선의 선택을 한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