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이브가 경영권 인수전에서 발을 빼면서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급락한 결과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하이브 대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 전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들어 두 배 이상 올랐는데 이런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주가가 빠르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자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편이 이익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개매수 경쟁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개매수 목표로 설정했던 지분 35% 이상으로 투자자가 몰리며 경쟁률이 상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이브 경영권 포기에 카카오 공개매수 '탄력'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포기하면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토록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추진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 됐다. 자칫 공개매수 중단 의혹이 제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개매수 이행 방침을 서둘러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법적으로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개매수를 철회하기는 어렵다. 공개매수를 철회하려면 △제 3자에 의한 대항공개매수가 있거나 △공개매수자가 사망, 해산, 파산하는 경우 △혹은 공개매수자가 발행한 어음이나 수표가 부도나는 등 상황이 발생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가 얼마나 흥행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카카오와 하이브의 잇단 공개매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이런 가능성이 사라지자마자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유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2월 10일부터 3월 1일까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대상으로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더 높은 가격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다르지 않았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달 7일부터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섰는데 하이브가 주당 18만원에 추가 공개매수를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16만원 넘게 오르면서 한때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개매수에 실패할 가능성이 떠올랐지만 주말 사이에 상황이 급변했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12일 전격 발표하면서다.
하이브의 추가 공개매수 가능성에 올랐던 주가는 13일 직전거래일 대비 23.48% 빠진 11만3100원으로 장을 마치기에 이르렀다.
◇SM 주가 '급락', 공개매수 응모 경쟁률 '높아진다'SM엔터테인먼트 주가 급락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 흥행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11만~12만원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산 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에 참여한다면 3만~4만원의 차익을 거두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가 끝나고나면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얼마나 더 빠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투자자들이 조급해할 것”이라며 “특히 기관투자자는 주당 14만원에 주식을 샀어도 15만원에 팔면 세금이 비교적 적고 투자수익을 IRR(내부수익률)로 따지기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가 매력적 선택지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로 목표 지분을 무사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7일부터 26일까지 약 20일간 공개매수를 진행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35% 추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벌써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가 흥행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한 채 경쟁률이 어디까지 오를지에 관심이 쏠린다. 공개매수가 너무 흥행해도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개매수 응모 물량이 최대 매수예정수량인 833만3641주를 넘어설 경우 초과분은 매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응모 주식은 안분비례 방식으로 매수하기로 했다. 예컨대 공개매수 경쟁률이 2대 1을 기록할 경우 A씨가 응모한 10주 가운데 5주만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매입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 종료가 임박할수록 SM엔터테인먼트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종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15만원 가까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대신 장내매도를 택하는 투자자도 몰리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번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하면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40% 가까이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가 20.78%,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9.19% 등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