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는 이사회 평가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경영성과에는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3년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가량 줄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평균에 미치지 못하면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가 역시 지난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가수익률 역시 평균 이하였고 배당수익률 역시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나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엇갈린 매출·이익성장률, 순손실에 ROE·ROA도 마이너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카카오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85점으로 산출됐다.
경영성과 부문은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크게 3개로 나눴다. 투자지표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총주주수익률(TSR) 등이 포함됐고 경영성과는 매출·영업이익 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이다. 재무건전성 지표로는 부채비율,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와 이자보상배율이 들어갔다.
THE CFO는 경영성과 기준치를 내기 위해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의 평균치를 냈고 지표의 왜곡을 막기 위해 각 지표의 상·하위 10% 기업은 모두 제외했다. 카카오의 경우 11개 문항 중 7개 항목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고 최고점인 5점을 받은 항목이 2개로 집계되는 등 평가결과가 양극단을 오갔다. 1점의 경우 평균치 이하라는 의미다.
경영성과를 들여다보면 카카오는 2023년 매출 7조557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성장률 역시 11.15%로 집계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 성장 평균치(4.7%)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하면서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4600억원대를 기록, 전년 대비 19%가량 감소했다.
ROE와 ROA는 각각 -13.27%, -7.55%를 기록하면서 모두 1점으로 처리됐다.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였지만 순이익이 마이너스(-)1조8167억원을 기록하면서 관련 수치가 모두 마이너스가 됐다. 카카오가 그간 인수한 종속회사 기업가치 손상액이 2조원에 육박하면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한 타파스, SM엔터테인먼트 영업권 손상차손이 상당했다.
◇ 변동 크지 않았던 주가에 아쉬움…재무건전성은 '양호' 카카오의 주가 역시 힘을 쓰지 못하면서 투자 관련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23년 초 카카오 주가는 5만2700원에서 연말 5만4300원으로 3% 오르는데 그쳤다. KRX300 종목 평균치는 25.74%였던만큼 평균치를 한창 밑돌았다. 배당수익률은 0.11%를 기록, 평균치(1.42%)에 못 미쳤다. 주가와 배당을 모두 고려한 지표인 TRS 역시 3.15%로 집계됐다. 평균치는 27.64%였다.
PBR의 경우 2.44배로 평균치(2.38배)를 웃돌았으나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올해 주가 흐름은 더욱 좋지 못하다. 최근 카카오 주가는 3만60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연초 후 37% 가량 하락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정과 관련, 오너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주가 하락이 지속됐다. 인공지능(AI) 관련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주가 상승 동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재무건전성에서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의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는 각각 81.69%, -2배로 집계됐다. 각 지표의 평균치는 91.96%, 1.12배로 카카오는 4, 5점을 받았다. 카카오는 총차입금 규모보다 현금성자산이 많아 사실상 무차입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순현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 규모가 2조600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자보상배율은 2.83배로 평균치인 9.72배를 한참 밑돌았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한 해 벌어들인 돈이 그 해 갚을 이자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여타 기업들이 한 해 영업이익으로 10분의 1 가량의 이자비용을 지불했다면 카카오는 번 돈의 3분의 1을 이자로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