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CEO)가 팬덤 비즈니스 플랫폼인 위버스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이브는 올 4분기부터 위버스에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팬덤 비즈니스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장을 개척하는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이 대표는 게임사업의 경쟁력도 강조했다. 하이브는 자회사 하이브IM을 중심으로 게임을 주력 신사업으로 펼치고 있는데 게임 퍼블리셔로서 차별화 포인트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도어 사태, 논란이 된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위버스, 4분기부터 본격적 유료화…수익성 강화 초점 5일 하이브의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대표는 위버스 유료화 계획을 상세히 밝혔다. 위버스는 하이브가 운영하는 팬 커뮤니티 및 팬 커머스 플랫폼이다. 정식 법인명은 위버스컴퍼니로 2018년 7월 설립했다. 주요주주는 하이브와 네이버 등이다.
위버스의 유료화는 하이브가 일찍부터 공표했던 계획이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그간의 진척사항과 4분기 본격화할 사항을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4분기 중 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에 위버스에 본격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사업모델을 도입할 것”이라며 “4분기부터 결제 유저의 수와 결제 금액이 증가하고 위버스의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사전 테스트도 사실상 마쳤다. 하이브는 9월부터 위버스 플랫폼 메인 홈 화면에 삼성 갤럭시 등 외부 광고를 송출했다. 4분기 중에는 라이브 방송과 VOD(주문형 비디오)에도 동영상 광고를 적용할 예정이다.
위버스 멤버십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VOD △오프라인 저장 영상 광고 제거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향후 동영상 라이브 AI(인공지능) 자막 등 추가적 기능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버스의 멤버십 서비스나 광고 도입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이 대표는 위버스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크게 늘지 않아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상 위버스의 MAU는 정체된 상태다. 올 3분기 위버스의 MAU는 970만명 정도다. 아티스트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ARPU(사용자당 평균 매출)도 주춤했다. 지난해 3분기 MAU가 1060만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00만명가량 줄었다. 올 들어 위버스 MAU는 900만명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수준이다.
위버스를 향한 날카로운 지적도 나왔다. 하이브가 레이블 등 엔터사에 위버스 유료 멤버십을 강제 적용토록 강요하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해명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10월 중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위버스는 130여개 파트너 레이블에 유료 멤버십을 12월 1일부로 의무화한다고 통보했다. 수익구조도 위버스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레이블에게 선택권을 줬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모든 사용자가 플랫폼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기 위해 위버스에 입점한 레이블을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 오픈 안내를 했다”며 “기존 위버스의 모든 기능은 구독형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아도 무료 가입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버스 등 팬덤 비즈니스를 국내에 한정시키지 않고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또 경쟁자가 늘어나는 게 오히려 시장 확대의 기회로 판단한다고도 밝혔다.
이 대표는 “많은 플레이어(경쟁사)의 팬덤 비즈니스 확장은 이 시장의 예열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가별 팬들의 구매 데이터와 콘텐츠 선호도를 기반으로 현지에 맞는 콘텐츠와 제공 순서를 분석하고, 해외 아티스트와 해외 팬들의 서비스 모델 개발이 완료되면 해외 아티스트가 위버스에 입점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 커뮤니티 노하우, 게임사업에 접목…논란 언급 피해 하이브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게임사업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표는 하이브만의 게임 퍼블리싱사업의 차별화 지점으로 게임 소비자들의 동향과 반응을 파악하고 이를 게임에 반영하는 능력을 내세웠다. 기존 음악사업에서 검증된 팬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를 게임사업에도 적용한다는 뜻이다.
그는 “단순히 게임 유저가 모이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유저 의견에 대응하고 이를 반영해 업데이트하는 게임이 더 성공하는 게 최근 게임업계 동향”이라며 “하이브가 지닌 팬에 대한 이해, 소통 역량을 강화해 초기에 코어 유저층을 형성한 뒤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이 향후 완전체로 활동할 경우 매출 비중이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 묻는 질문도 나왔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BTS가 완전체로 컴백한다면 상당한 매출을 일으키겠지만 신사업이 성장하고 있는만큼 비중이 과거만큼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어도어 사태나 국정감사 관련 이슈,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발언이 없었다.
다만 이 대표는 “뉴진스는 앨범 발매, 공연 등 활동이 없었는데도 3분기에 여전히 각종 음원이나 차트, 광고 등 분야에서 꾸준히 인기를 보였다”며 “앞으로도 하이브는 뉴진스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간략하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