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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포스코 CFO 낙점된 '정준양 회장 비서' 출신 이주태 부사장

①구매투자본부장에서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이동...2011~2014년 비서실장 근무 '눈길'

양도웅 기자  2023-01-11 14:35:19
포스코홀딩스에 이어 포스코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했다. 윤덕일 경영기획본부장이 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 기획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신 그 자리에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이었던 이주태 부사장이 앉았다.

지난해 3월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지주사)와 포스코(사업회사)로 물적분할한 후 첫 번째 CFO였던 윤 본부장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태풍 '힌남노'로 회사가 재산상 큰 피해를 입은 점, 고금리와 고물가로 비용 통제가 중요해진 점 등 CFO 역할이 중요해진 때 교체돼 윤 본부장 입장에선 아쉬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후임인 이 본부장은 1964년생으로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전임과 달리 재무 라인에서 경력을 키우지 않았다. 2019년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본부 경영전략실장에 선임되기 전 해외 법인장으로 오래 재직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약 5년간 미국법인장과 아시아법인장 등을 지냈다. 이력만 보면 '해외통'으로 불릴 만하다.

물적분할 후 포스코에서 약 1년간 구매투자본부장으로 일하며 회사가 3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받는 데 기여했다. 포스코는 공급망 내 공정거래 문화 정착과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았다. 여기엔 다양한 거래처로부터 연간 약 20조원 규모의 원자재와 설비자재 등을 매입하는 이 본부장의 역할이 컸다.

이 본부장 이력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포스코홀딩스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비서실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효율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계열사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핵심 참모 조직이다.




(출처=포스코 보도자료 및 사업보고서 등)

당시 이 본부장이 3년 가량 보좌한 CEO가 바로 정준양 전 회장이다.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회장에 취임한 정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10개월 만인 2014년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 압박으로 자진 사퇴했다. 전임 CEO들과 마찬가지로 새 정부가 들어서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퇴임 후 '배임 혐의'로 4년 가까이 재판을 받았다. 2018년 8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입방아에 오르며 곤욕을 치렀다.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정 전 회장이 CEO로 재직하는 동안 회사 실적이 곤두박질친 점도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점이다.

정 전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 해인 2008년 포스코 영업이익(연결기준)은 7조1739원이었다. 하지만 그가 퇴임하기 직전 해인 2013년 영업이익은 2조9961억원으로 58%(4조1778억원)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 명목으로 수조원을 투입해 계열사를 늘린 탓에 시장 평가는 후하지 못했다.

역대 포스코 CFO들이 사내이사 혹은 대표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한 점에 비춰봤을 때 신임인 이 CFO도 이사회에 참여할지 관심사다. 전임인 윤덕일 본부장도 CFO 선임과 함께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번에 포스코케미칼 CFO로 옮기면서 사내이사 자리에서도 함께 내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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