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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케이씨, '오너=의장' 체제…구성·견제기능 '낙제점'

8명 중 6명 사내이사, 감사위·내부거래위 미설치…건전성 지표는 '우수'

유정화 기자  2024-12-11 10:08:1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1987년 설립된 케이씨는 반도체용 가스 공급과 디스플레이용 케미칼 공급 제어장치를 생산하는 업체다. 일본 업체와 기술 제휴를 통해 성장한 회사는 199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17년 케이씨는 반도체 웨이퍼 연마 장비 등 사업 부문을 케이씨텍으로 분리하고 현재 케이씨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케이씨는 이사회 평가 결과 구성과 견제기능 항목에서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중심으로 이뤄졌다. 고석태 케이씨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고, 그의 장남 고상걸 대표가 사내이사로 있다. 여기에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 견제장치도 부족했다. 다만 경영성과 내 재무건전성 지표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너 중심 이사회, 구성·견제기능 나란히 '최저점'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케이씨는 총 255점 중 123점을 받았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항목별로 보면 5점 만점으로 환산한 평점 기준 △구성 1.7점 △참여도 2.9점 △견제기능 1.7점 △정보접근성 2.7점 △평가개선프로세스 3.1점 △경영성과 2.6점 등을 기록했다.

케이씨는 총 11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사회 평가 대상인 상장기업은 케이씨와 자회사 케이씨텍 2곳이다. 케이씨텍은 총 255점 만점에 113점을 받았다. 케이씨는 자회사 케이씨텍 보다 참여도,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케이씨는 이사회 구성과 견제기능 2개 항목에서 평점 5점 만점에 1.7점을 받았다. 토니모리 이사회의 구성원은 총 8명이다. 창업주 고석태 케이씨 회장과 그의 장남 고상걸 대표를 비롯해 권홍빈 대표, 이수희 지원실장, 전준영 미래전략담당 이사, 오정돈 준법경영 이사가 사내이사로 있다. 사외이사는 2명(윤상균, 김영호)에 불과하다.

구성 항목을 보면 질문 문항 9개 중 5개가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먼저 오너인 고석태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어 관련 문항에서 1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 중 6명이 사내이사로 이뤄져 사외이사 비율은 25%에 불과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회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 역시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도 미흡했다. 이사회 구성원은 모두 남성으로 구성됐다. 또 사외이사를 지원하는 별도 조직이 없어 사내 운영팀이 사외이사 지원 업무를 겸하고 있다는 점도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견제기능 항목은 9개 중 6개 질문 문항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내부거래 통제 △총주주수익률(TSR)과 연동한 보수 지급 △감사위원회 구성 등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모두 1점을 받았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 마련 여부를 묻는 질문에선 3점을 받았다. 회사는 올해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부적격 임원이 선임되는 일이 없도록 이사 후보의 역량 및 경력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있는 자는 임원 선임 과정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이자보상배율 '우수', 최고 평점은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항목은 무난한 성적을 받았다. 질문 문항 11개 중 4개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평가 요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총자산수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상각전영업이익)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재무건전성을 묻는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에선 모두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경영성과에서 5점을 획득했다는 건 KRX 300 평균치를 20% 이상 상회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씨의 부채비율은 22.82%에 불과해 KRX 300 평균치인 91.96%를 크게 밑돌았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는 마이너스(-) 2.37을 기록했다. KRX 300 평균치는 1.12 수준이다. 순차입금/EBITDA는 차입금이 현금창출력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 수록 재무건전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은 31.59배로 평균(9.72배)을 한참 웃돌며 관련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여기에 회사의 수익성을 묻는 ROE와 ROA는 7.42%, 5.95%로 KRX 300 평균치(6.82%, 3.76%)를 웃돌아 각각 3점과 5점을 받았다.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7270억원, 664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 15.26%, 영업이익은 34.4%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성장률의 KRX 300 평균치는 각각 4.70%, -2.42%다.

이외에 경영성과 내 투자 지표로 분류되는 4개 문항에선 1점을 받았다. 평균치를 하회하거나 마이너스 값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PBR 0.29배 △배당수익률 1.41% △주가수익률 8.93% △TSR 10.5% 등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평가개선프로세스로 총 5점 만점에 3.1점을 받았다. 케이씨가 이사회 평가에서 받은 유일한 3점대 항목이다. 이사회 평가 결과를 공시하는지와 사외이사 개별 평가 수행을 묻는 문항에서 1점을 받은 걸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양호한 점수를 획득했다.

케이씨는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 또는 사법 이슈에 연루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는 5점 만점을 받았다. ESG등급의 경우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B등급을 받아 4점을 얻었다. 아울러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 재선임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참여도 항목에서도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평점은 2,9점이다. 케이씨는 이사회 의안과 관련해 사전에 7일 이상 시간을 두고 구성원들에게 자료를 제공했고, 연간 3회 사외이사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다만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있어 회의 개최 횟수를 묻는 질문에서 1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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