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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EO 빅뱅

통합 법인 '비약적 성장' 이끈 이환주 KB라이프 대표

②수입보험료 감소에도 순익 89% 증가…미래 먹거리 요양사업 본격화

이재용 기자  2024-10-08 07:41:42

편집자주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리더십 변화 기로에 섰다. 4곳의 CEO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보험사는 새로운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은행지주 CEO 승계에 발맞춰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프로세스가 가동된다. 지주회장과의 역학관계, 관행, 임기 중 경영 성과 등을 들여다보고 연임 또는 교체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
KB라이프생명은 이환주 대표 체제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연간 순이익은 통합 전 두 회사의 단순 합산치보다 90%가량 증가해 KB금융지주 비은행 수익성 제고에 톡톡하게 기여했다. 보험 법인 통합 첫해 조직의 물리·화학적 결합을 진행하면서도 수익성을 대폭 키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장의 실적을 개선하는 동시에 미래 수익 기반을 튼튼히 쌓고 있다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이 대표 체제에서 KB라이프는 시니어 사업의 선두 주자로 올라섰다. 시니어 요양사업 고도화를 통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고객 풀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플랫폼으로의 입지를 조금씩 다져가는 모습이다.

◇순이익, 통합 전 합산치 대비 89% 증가…킥스비율 59%p 상승

이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지난해 KB라이프는 연결 기준 25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단순 합산 순이익보다 88.7% 증가한 규모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은 270.4%에서 329.78%로 59.38%포인트 상승했다.


수입보험료가 전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산치 4조3463억원에서 3조5830억원으로 17.6% 줄었으나 순이익은 되레 늘었다. 보험업계 안팎에선 법인 통합 이후 규모의 경제 등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수입보험료는 회계상 일반 기업의 영업수익과 비슷한 성격의 계정이다.

이와 함께 시장금리 인하 및 회계기준 변화에 따라 FVPL(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익 등이 확대된 것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투자영업 성적만 놓고보면 KB라이프는 지난해 1조8456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다만 보험금융비용이 1조3260억원 발생하며 보험금융 부문에서 1조227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진 않았으나 2000억원 대의 유의미한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순이익은 2023억원으로 집계된다. 올해 단기납 종신보험 출혈 경쟁에서 빠진 영향과 더불어 금융자산 평가손익 및 외환파생손익 기저효과에 따라 전년 동기 2202억원 대비 8.14%(179억원) 감소했다.

◇요양사업 본격화로 신성장 동력 확보
서초빌리지 전경.

이 대표는 생보사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요양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9월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에 대한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에 KB손해보험이 세운 회사다.

KB라이프는 자회사 인수를 통해 생보업계에서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시니어 사업 영역을 선점한 셈이다. 생보사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한 KB라이프는 시니어 건강보험과 전문 요양서비스의 시너지를 통해 단계별 시니어 케어를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이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고객이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재정적인 안정과 시니어 케어 등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고객 풀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현재 노인주거복지시설인 '평창카운티'를 비롯해 도심과 근접한 노인의료복지시설 '서초빌리지', '위례빌리지' 등 2개소를 운영 중이다. 내년에는 은평, 광교, 강동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요양시설 3개소를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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