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리더십 변화 기로에 섰다. 4곳의 CEO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보험사는 새로운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은행지주 CEO 승계에 발맞춰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프로세스가 가동된다. 지주회장과의 역학관계, 관행, 임기 중 경영 성과 등을 들여다보고 연임 또는 교체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
금융지주 3곳(KB·신한·NH농협금융)의 보험계열사가 리더십 변화 기로에 섰다. 연말 4개 보험 계열사의 CEO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면서 연임 또는 교체를 앞두고 있다. 각 금융지주의 결정에 따라 현 체제가 유지되거나 인적 쇄신 차원의 변화가 단행될 수 있다.
보험사는 새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적용받지 않는다. 다만 통상 지주 계열사 CEO 인선 절차가 함께 진행되는 만큼 나란히 인사 검증에 돌입했다. 은행지주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KB·신한·NH농협금융 보험계열사 CEO 임기 막바지
현재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8곳 중 CEO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곳은 모두 4곳이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등이 해당된다. 이들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동시에 만료된다.
이영종 대표는 통합 신한라이프의 개국공신이다. 신한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을 맡아 오렌지라이프 인수 실무를 담당했다. PMI(인수 후 합병) 작업을 위해 오렌지라이프에 합류,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내고 통합 신한라이프의 전략기획그룹장(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지주 퇴직연금사업그룹장을 거쳐 2023년 1월 신한라이프 대표에 선임됐다.
강 대표는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 출신으로 2022년 5월 BNP파리바카디프손보(현 신한EZ손보) 인수추진단장 겸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서 신한금융에 영입됐다. 카디프손보가 신한금융에 인수된 이후 2022년 7월 신한EZ손보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강 대표도 정해진 수순대로 대표에 올랐다.
이환주 대표는 KB라이프생명의 초대 사령관이다. KB국민은행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경영기획그룹 부행장과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을 지냈다. 2022년 전신인 KB생명보험 대표에 올라 2년여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을 진두지휘하며 지난해 통합 KB라이프생명을 출범시켰다.
윤 대표는 NH농협생명의 지주 출신 CEO 선임 공식을 깬 인물이다. 윤 대표는 농협중앙회에서 농협은행으로 옮겨 신탁부문장 부행장직을 수행하고 1년 만에 농협생명 대표에 올랐다. 중앙회 소속 임원이 지주를 거치지 않고 은행을 잠시 거쳐 생명 CEO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은행지주 따라 인선 시작…대부분 연임 가능성에 무게
4개 보험사 CEO 인선은 이미 진행 중이거나 곧 시작된다. 새로운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은행지주의 승계작업이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인 이달부터 가동된 영향이다. 보험사는 새 모범관행의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은행지주 CEO 인선과 비은행 계열사 CEO 인선이 한꺼번에 진행된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10일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12개 계열사 대표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 NH농협금융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지주 회장과 농협은행장, 농협생명 대표의 인선 절차를 시작했다. KB금융은 오는 27일부터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선임 절차를 개시한다.
임기 만료가 다가온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CEO는 대부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계열사 CEO는 보통 2년 임기 만료 후 1년 더 기회가 주어지는 '2+1' 관행이 적용된다. 여기에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벗)에 의한 환경 변화에 대비해 안정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NH 농협생명은 예외적으로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타 금융지주와 달리 NH농협금융은 2년 임기 관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생명도 첫 대표인 나동민 전 대표 이후 선임된 김용복, 서기봉, 홍재은, 김인태 전 대표 모두 2년씩만 임기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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