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초호황기를 겪고 한동안 침체기를 겪던 효성티앤씨가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 창출력을 회복하고 있다. 2021년 연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후 실적이 급감했지만 지난해부터 점차 예년 수준의 수익성을 되찾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2분기 성수기에 힘입어 2022년 연간 영업이익(1236억원)을 뛰어넘는 수익(영업이익 1607억원)을 거뒀고 OCF 역시 2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효성티앤씨가 간만에 조단위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개선된 현금창출력은 자회사 신사업 증설을 뒷받침하는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효성티앤씨의 연결 OCF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6% 증가한 2318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에만 3000억원에 육박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내며 사업에 따른 현금창출의 기반을 마련했고, 원재료 매입 등에 들어가는 매입채무(외상)를 일시적으로 늘려 현금유출을 최소화했다. 실제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현금을 뜻하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는 3099억원이었다.
스판덱스·나이론원사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섬유 부문과 철강·화학 제품 트레이딩 및 삼불화질소(NF3)·타이어보강재 사업을 하는 무역·기타 등으로 구성된 효성티앤씨 사업부문은 2~3분기를 성수기로 분류한다. 핵심 제품인 스판덱스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가 이때이다. 성수기를 맞아 매입채무를 끌어올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유출을 최소화한 셈이다. 올 상반기 매입채무 증가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많은 2712억원이다.
영업활동에서 현금유출량을 최소화했지만 효성티앤씨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상반기 동안 10억원 정도만 증가해 1017억원을 기록했다. 그 요인은 효성티앤씨의 글로벌 증설 작업에서 찾을 수 있다.
효성티앤씨는 2021년 스판덱스 초호황기를 기점으로 베트남·인도·중국·튀르키예 등 글로벌 전역에서 스판덱스, 나일론,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스판덱스 원료), 테크얀(에어백 원사) 등 전 사업영역에 걸친 증설 투자를 시작했다. 2021~2022년 시작한 효성동나이의 테크얀·PTMG 증설과 같이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사업도 있지만 올해 막 신규 투자에 나선 사업들도 있다.
2억3600만달러(약 3150억원) 규모의 효성동나이(바이오BDO, PTMG 원료) 투자와 1억6200만달러(약 21000억원) 규모의 효성스판덱스닝샤(스판덱스) 투자 등이 대표적인 올해 신규 투자 사례다. 이중 올 상반기에만 바이오BDO 생산설비 구축에 4900만달러(약 650억원)가 투입됐다. 이외에 기존에 진행하던 투자 건까지 포함해 상반기 유·무형자산 취득으로 1145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현재까지 잡힌 투자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2026년까지 총 6000억원의 금액을 글로벌 증설 작업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개로 2026년 상반기 바이오BDO 생산·판매를 개시한 뒤, 해당 사업에 추가 증설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효성티앤씨가 바이오BDO 사업에 뛰어들며 계획한 총 투자금은 약 1조원 규모다.
이렇듯 증설 투자에 빠져나갈 돈이 많은 만큼 효성티앤씨가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유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효성티앤씨 본사는 당장 지난 5월 효성스판덱스닝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719억원을 이 자회사에 내려보냈다.
효성스판덱스닝샤는 효성티앤씨와 효성티앤씨의 튀르키예 자회사 효성이스탄불텍스틸이 각각 지분 75%와 25%를 보유한 회사다. 올해 1월부터 스판덱스·PTMG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며 시설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 5월 주주배정 증자를 진행했다. 양 주주사가 지분율에 따라 출자해 총 958억원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