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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밸류업 점검

끊임없는 낙하산 논란…이사회 독립성 의구심

⑦지배구조, 상장기업과는 거리감…사외이사 전문·책임성마저 불신

이재용 기자  2024-07-26 08:19:07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IBK기업은행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기업이 저평가받는 최대 요인으로 '지배구조'가 꼽힌다. 특히 경영진 감시와 견제 의무가 있는 이사회와 감사가 되레 지배주주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게 문제로 지목된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대표적 비재무 요소로 선정하고 인센티브를 주면서까지 개선하려는 이유다.

IBK기업은행도 지배구조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대주주인 정부의 사외이사 및 감사 낙하산 보은인사 논란은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단골 소재다. 선임 절차에서 발생한 불신은 기능과 역할 수행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는 공공기관이지만 일반주주가 있는 상장기업으로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사회 구성 사외이사진, 전문·책임성 부합

기업은행의 임원 현황 공시에 따르면 현재 사외이사는 정소민, 이근경, 전현배 이사 등 모두 세 명이다. 본래 사외이사는 네 명까지 선임할 수 있지만 임기가 만료돼 퇴임한 김정훈 사외이사 이후 한 자리는 현재까지 공석상태다.

현직 사외이사들은 모두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다. 기업은행 이사회 활동에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정 사외이사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해석위원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이 사외이사는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SGI서울보증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금융, 경제분야 전문가다. 전현배 사외이사 역시 굵직한 경력을 갖춘 금융, 경제분야 전문가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민경제 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위원, 신용회복위원 위원을 지냈다.

이사회에 합류해서도 각자 전문성을 살려 리스크위원회, 운영위원회, ESG 위원회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비상임이사의 활동 내역을 들여다보면 현직 사외이사 세 명은 이사회 출석률 100%다.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개최된 다섯 번의 기업은행 이사회에 모두 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1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을 가결했으나 회사 이익에 부합했다는 점에서 이사회의 책임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의 책임성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확보해야 할 중요 요소다.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반주주 권익제고, 감사 독립성과 함께 3대 지배구조 요소로 꼽았다.

◇낙하산 논란…견제, 감시 및 전체 주주 이익대변 가능할까

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선임 당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 논란은 이들의 역할과 기능 수행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정부 낙하산 인사로서 견제와 감시 역할은 소홀한 채 정부에 맞춘 이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는 시선이 있다.

실제 다수 사외이사는 선임 당시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 사외이사는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대중 정부 출신 장차관급 경제전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사외이사는 전 재경부(현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지낸 바 있다.

함께 선임된 전 사외이사도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하며 현 정부와 연이 닿아 있다. 최근까지 활동한 단국대 겸임교수 김 전 이사도 전 정부 측 인사로 분류된다. 제18대 대선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전문위원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 운동을 한 바 있다.

감사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상임감사도 상황이 마찬가지다. 전병목 상임감사는 한국감정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세정책연구원 등 여러 영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한국재정학회장에 선출된 재정 전문가다. 다만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활동 이력이 있어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사회와 감사의 독립성 측면에선 보완이 필요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이사회 구성은 기업은행이 단순 공공기관이 아닌 상장기업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영에 필요한 주요 의사결정을 하면서 전체 주주의 이익보단 지배주주인 정부 입장을 우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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