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연금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충격파가 가장 큰 곳이다. 모회사 기업은행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지만 IFRS17 전환 이후 부담만 가중하는 요인이 됐다. 연금보험 위주의 보험영업 포트폴리오가 IFRS17에서 새롭게 등장한 수익지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한 탓이다.
IFRS17 하에서 IBK연금보험의 체질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변액연금보험 등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지만 저축성보험이라는 한계가 분명하다. 수익성 개선의 탈출구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연금보험 전문보험사에서 종합생명보험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60억 적자 전환…CSM 창출력 낮은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영향 IBK연금보험 경영공시에 따르면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2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18년 525억원, 2019년 455억원, 2020년 552억원, 2021년 615억원, 2022년 369억원 등 최근 꾸준한 순이익을 거둬왔기 때문이다.
IBK연금보험의 실적이 적자전환한 배경에는 IFRS17 전환이 자리한다. IBK연금보험은 연금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취급하는데 이는 다른 상품 대비 CSM 창출력이 낮다. CSM은 IFRS17에서 새롭게 등장한 주요 수익성 지표로 보험사의 미래이익을 가늠하는 지표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상품별 보험계약마진율에 의하면 예정이율 기준 연금보험의 보험계약마진율은 1.9% 수준이다. 건강보험(18.8%), 종신보험(4.0%) 대비 미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 마진율은 상품별 이익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IBK연금보험의 포트폴리오는 마진율에서 불리한 연금보험 거의 전부다. 생명보험협회 12월 통계를 보면 수입보험료 중 일반계정의 구성은 연금보험(저축성보험)이 9099억원, 특별계정은 연금저축 1743억원, 퇴직연금(원리금보장형) 7708억원, 변액보험 102억원으로 이뤄졌다.
이렇다 보니 실제 확보된 CSM이 크지 않다. 지난해 말 IBK연금보험의 CSM은 4558억원 수준에 그친다. 기간 별 손익인식 예정액은 1년 이하부터 5년 이하 까지 300억원대다. 5년 초과 10년 이하와 10년 초과는 각각 1197억원, 1673억원이다.
연금보험 위주 자산 IFRS17과 함께 도입된 신 지급여력제도(킥스)에서도 불리하다.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은 원금을 보장하는 데 더해 금리에도 민감해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금액이 많다. 도입 첫 분기인 지난해 1분기 킥스비율이 68.65%를 나타낸 이유다. 최소 기준 100%를 밑돌아 은행으로부터 1500억원을 지원받아야만 했다.
◇연금보험 위주 수익성 한계 분명…보장성·제3보험 취급 필요 결국 IBK연금보험은 IFRS17 하에서 태생적 한계를 노출한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체질 개선이 필수다. IBK연금보험도 수익성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내달부터는 변액연금보험 신상품을 출시해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해당 변액연금보험은 변액연금보험이지만 가입 후 20년간 연 단리 8%의 확정이율을 적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20년 이후부터 연금개시 전까지는 5%를 부리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8% 이용 적용 구간은 업권 최고 수준의 상품 경쟁력으로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한다.
다만 연금의 경우 저축군에 포함되는 만큼 CSM 확보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향후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보장성이나 제3보험 취급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IBK연금보험이 생명보험이나 제3보험을 취급하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생보사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지난해 연초 IBK연금보험이 생보 업무시스템 개발자와 운영업무 담당자를 채용하자 연금보험에 치중된 상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 구축을 통한 사전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업계 해석이 나온 바 있다.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데 유리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IBK연금보험 측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