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EV코리아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조달에 의존하는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낮은 수익성과 운전자본 부담 증대 등이 겹치면서 본업을 토대로 하는 현금창출력 변동성이 극심한 배경과 맞물렸다. 여기에 공장 조성, 연구·개발(R&D) 등 자금 소요도 한몫 했다.
3년새 차입금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2배 불어났다. 110%대였던 부채비율은 200%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랐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20%대를 지나 40% 선을 넘겼다. 금융권에서 실탄을 빌리는 과정에서 만기 구성이 '단기'에 과도하게 쏠린 대목도 불안 요인이다. 전체 차입금 가운데 90%의 상환 시점이 1년 안에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새 부채비율 '110→180%' 차입금의존도 '20→40%' 지난해 말 LS EV코리아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85.4%로 2017년 LS전선에서 물적분할되면서 출범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총부채가 1409억원으로 자기자본 760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설립 이후 부채비율의 추이를 살피면 2019년 말에는 111.7%에 그쳤으나 2021년 말 133.8%, 2022년 말 166.5%로 급격히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자산총계 대비 총차입금 비중을 의미하는 차입금의존도 역시 가파르게 올랐다. 작년 말에 43.0%로 나타났는데 2020년 말 29.7%와 견줘보면 3년새 13.3%포인트 상향했다. 전체 차입금은 934억원으로 2020년 말 491억원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차입잔액에서 유동성을 차감해 집계한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335억원에서 678억원으로 102.4%(343억원) 불어났다.
LS EV코리아가 외부 자금 조달에 사활을 걸었던 배경은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 증대가 용이하지 않은 한계와 맞닿아 있었다. 2018년 이래 2022년까지 5년 연속으로 운전자본 변동에 따른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운전자본으로 인한 현금 유출분이 잇달아 200억원을 웃돌면서 영업현금 마이너스(-)로 이어졌다.
생산시설 확충에 따른 자금 소요도 조달 필요성을 키웠다. 2020년 LS EV코리아가 투자설명서를 통해 "고객마다 요구하는 사양이나 규격이 다양해 프로젝트별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변경이 필요한 생산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양산라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대목이 방증한다.
실제로 LS EV코리아는 2022년에 약 3800평(1만2561㎡) 면적의 LS전선 군포 중앙연구소 부지에 전기차 부품 제조공장을 조성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에 걸쳐 유·무형자산을 취득하는데 쓰인 자본적지출(CAPEX)는 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과 한도약정 체결, 계열사간 차입 '캐시풀링'도 실행 LS EV코리아는 자금을 조달하면서 주요 금융기관과 한도약정을 체결했다. 필요할 때 실탄을 끌어다 쓰는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신한은행(388억원) △중국은행(218억원) △우리은행(170억원) △국민은행 중국 상하이 지점(163억원) △우리은행 중국 쑤저우 지점(108억원) 등과 1267억원의 대출 한도를 설정하고 864억원을 빌렸다.
중국에 자리잡은 종속기업 락성전람유한공사는 현지에 포진한 LS그룹 계열사와 캐시풀링(Cash Pooling) 약정도 맺었다. 캐시풀링은 계열사끼리 단기 여유자금을 순환시키는데 방점을 찍었다. 6000만 위안(114억원)을 한도로 책정했다.
락성전람유한공사는 장쑤성에 있는 JS전람유한공사로부터 1875만 위안(35억원)을 차입했다. 미국 수페리어 에식스와 일본 후루카와전기가 합작 설립한 에식스 후루카와 마그넷 와이어의 쑤저우 법인으로부터 1246만 위안(24억원)도 대여했다.
다만 LS EV코리아의 차입금 만기 구성이 '단기'에 과도하게 쏠린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자칫 재무정책 중심을 상환과 차환에 두게 되면서 투자, 신사업 개발 등 다른 분야에 대한 자금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 934억원 중에서 1년 안에 도래하는 금액 비율이 93.8%(876억원)으로 집계됐다. 73.7%를 기록한 2022년 말을 제외하면 단기성차입 비중이 해마다 90%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