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부진)' 현상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파고들었다. LS EV코리아 역시 캐즘에 따른 실적 위축은 예외없이 겪었다. 2023년 매출이 전년대비 20% 줄어든 동시에 201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지만 비용 관리의 난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매출원가율이 90% 수준에서 수년째 정체돼 있다. 판관비율도 1년새 5% 내외에서 9%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전기차 부품과 ESS '투트랙' 제조 LS EV코리아는 '전기차 부품 생산'과 '전력저장장치(ESS) 제조' 분야에 초점을 맞춰 투트랙(Two-track)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양산하는 전기차 부품의 면면을 보면 △고전압 커넥터 △배터리 버스바(셀의 전류를 연결하는 장치) △와이어링 하네스(배선 뭉치) 등이 있다. ESS 부문에서는 배터리보호장치(BPU), 셀과 셀의 연결 상태와 전압·온도 등을 감지하는 센싱 하우징 어셈블리 등을 제작하는데 특화됐다.
고객사 네트워크를 토대로 실적 기반을 조성했다. LS EV코리아는 완성차 메이커와 배터리 기업을 타깃으로 납품하는데 주력했다. 폭스바겐, 볼보, BYD 등 해외 자동차 제조사와 차량 부품 거래선을 형성했다. 배터리팩 내부에 탑재되는 하네스 등의 부품은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해 왔다.
LS EV코리아의 실적 성장은 전기차 산업의 팽창과 궤를 같이했다. 설립 3년차에 접어든 2019년 연결기준 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섰고 2022년에는 3000억원을 돌파했다. 미래 매출인식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수주잔고 역시 2018년에는 4000억원대에 그쳤으나 올 들어 2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6년 만에 5배가량 불어났다.
다만 꾸준하던 실적 성장세가 지난해 들어 꺾였다. 연간 매출이 280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2022년 3497억원보다 19.8%(691억원) 줄었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 '캐즘(Chasm)'이 도래한 영향과 맞닿아 있다. 내연기관 차량과 견줘 여전히 가격이 높은데다 충전 인프라 구축 미흡,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복합 작용하며 전기차를 둘러싼 수요가 일시 침체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영업비용 40% '원재료 매입' 소요 캐즘 여파와 맞물려 LS EV코리아는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겪었다. 2023년 16억원의 영업손실을 시현하고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0.6%로 집계됐다. 183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순이익률 역시 -6.5%로 나타났다.
이익률 상향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됐지만 최근 5년새 주요 지표를 살피면 수익성 저하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 9.0%를 시현한 이래 △2020년 6.5% △2021년 4.0% △2022년 3.7% 등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드러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 역시 지난해 1.1%로 2019년 10.7% 대비 9.6%포인트 낮아졌다.
수익성 개선 관건은 매출원가율·판관비율 하락을 촉진하는 노력과 맞물린다. 지난해 LS EV코리아의 매출원가는 2570억원으로 매출 대비 91.6% 규모다. 2018년 89.1%(500억원)를 기록한 이래 90% 안팎에서 계속 정체돼 있다. 판관비율 역시 2023년 9.0%(253억원)으로 나타났는데 2018년 4.6%(26억원)과 비교하면 5년새 4.4%포인트 올랐다.
경영진은 차량 부품 생산에 쓰이는 자재 구매비를 절감하는데 우선 힘을 쏟을 전망이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합산한 영업비용의 구성을 살피면 단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원재료 사용 및 상품 매입액'이기 때문이다.
LS EV코리아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ESS 등을 제조하기 위해 프레스·차단기 같은 1차 가공을 거친 자재 등을 사들였다. 지난해 영업비용 2822억원 가운데 원재료 사용과 상품 매입에 소요된 금액 비중이 42.9%(1210억원)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