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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콜옵션 리뷰

빅 이슈어 신한금융, 달라진 금리 환경 '미미한 영향'

①환노출 적은 덕 리파이낸싱 부담 경감…자본건전성 '합격점'

최은수 기자  2024-10-21 15:07:57

편집자주

2022년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콜옵션) 선언은 자본시장에 파문을 일으켰다. 흥국생명은 자금상황 및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고려해 콜옵션 미행사를 선언했다. '관행'과 불문율이 가져온 혼란 우려에 흥국생명은 결국 입장을 바꿨다. 콜옵션 논쟁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금리 추이에 따라 언제든 불거질 이슈다. THE CFO는 흥국생명 사태 2년을 즈음해 신종증권을 발행한 금융사들의 대응 논리와 전략을 들여다본다.
신한금융은 꾸준히 채권을 찍어내면서 발행 규모로는 업계 최상위에 자리한 금융지주사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3조원에 육박하는 채권을 발행했다. 이 가운데 약 8000억원이 조건부자본증권으로 별도 콜옵션이 포함된 장기물이다.

신한금융에게도 달라진 금리 환경은 요주의 대상이다. 2020년엔 1%대 이자율의 10년물까지 관측됐지만 최근 발행시장 환경은 전처럼 우호적이지 않다. 당장 리파이낸싱엔 큰 문제가 없다. 200bp(2%p) 가량 상승한 이자율만 염두에 두면 된다. 원화 조건부자본증권을 주로 발행해 환율 변동에 영향이 적은 점도 위안거리다.

◇채권시장 큰손, 저금리 시대 '1% 회사채' 발행키도

신한금융은 채권 발행시장 큰 손이다. 금리 상황이 좋고 나쁘고와 관계 없이 끊임없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적정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직전 5년(2019~2023년) 간 누적 채권 발행 규모는 11조원을 넘어섰다. 적절한 운전자본 확보와 함께 금융지주로서 안정적인 자본건전성비율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신한금융이 통상 한 해 발행하는 채권 가운데 30%이상이 자본확충 효과를 주는 하이브리드채권, 즉 조건부자본증권이다. 신한금융이 시장에서 자본성증권을 찾는 것도 건전성 제고에 목적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전방위적으로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발행 규모가 잠시 주춤했을 뿐 매년 1조원 안팎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때는 발행 자체에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됐다. 애초에 초우량 신용등급을 유지해온 만큼 조건부자본증권이 신용등급 1노치 낮게 발행된다고 해도 부담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2010년대 말 신한금융은 회사채의 경우 1% 후반에서 2% 초반, 조건부자본증권은 3% 초반의 이자율에 발행했다.

2019년 발행한 총 2개의 조건부자본증권은 5년이 지난 올해 들어 콜옵션이 행사됐다. 당시 각각 2000억원과 약 6000억원의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3% 초반의 이자율을 확정했다. 이 물량에 대한 리파이낸싱 차원에서 이미 2건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마쳤다. 각각 4000억원씩 4.49%와 4%로 전보다 약간 상승된 금리가 책정됐다.

◇'BIS비율 유지' 위한 리파이낸싱 중 환노출 적어 부담 경감

올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과 대한민국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은 신한금융의 채권 발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직전연도 비슷한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 이자율이 모두 5%를 넘었는데 올해는 두 차례에 걸쳐 총 8000억원의 발행실적을 기록하면 4% 초반의 이자율을 받았다.


신한금융은 약 5년 간 금리 상황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신용평가사를 통해 AAA급 평정을 받고 있다. 초저금리시대와 비교할 때 채권 발행환경이 다소 나빠진 것 맞지만 그렇다고 리파이낸싱 자체를 성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상황은 아니다.

신한금융이 그간 신종자본증권을 원화로 발행해온 것도 급변한 환경에서 받는 충격을 상쇄했다. 약 5년 간 국내 기준금리는 3%포인트가 올랐고 이에 따라 발행 이자율도 올랐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앞서 든든한 신용등급을 두고 있어 비교적 제한적인 이자율 상승세를 보인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 변동은 신용등급으로도 통제할 수 없는 변수다. 환율은 근 10년내 최대 변동성을 보인다. 2019년만 해도 1억달러 외화채권 발행을 위해 매칭되는 원화는 1000억원 중반이었다. 그러나 약 3년 사이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리파이낸싱이나 콜옵션 발행환경을 두루 고려해도 발행사는 적어도 30% 이상의 환차손 부담을 안고서 채권시장에 들어와야 한다.

신한금융은 주로 국내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환리스크 우려까지 최소화해 왔다. 많게는 200bp가량 상향된 이자율만 감내할 의지만 있다면 여전히 신한금융에게 우호적인 채권시장에서 빅 이슈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이자율이 높아진다 해도 신한금융의 전반적인 비이자이익 규모 등을 고려하면 부담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2조1146억원이다. 이를 연단위로 환산하면 신한금융이 5년 내 콜옵션을 앞둔 조건부자본증권과 장기물 발행 총 규모(약 3조7000억원)를 뛰어넘는다.

이 밖에 신한금융은 금융사 특히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지주의 자본건전성을 가늠하는 BIS총자본비율은 꾸준히 1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10% 이상을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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