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옛 현대상선) 민영화는 2023년 이전부터 계속 이야기가 나오던 것이었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민영화 이후 HMM 역시 정상화 이후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에 상존해왔다. 또 산은의 BIS 비율 이슈와 HMM의 주가 상승 등으로 공적자금 회수의 골든 타임이 찾아왔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매각론이 힘을 얻어왔었다.
2. HMM 민영화 착수펼쳐보기 접기
2022년 12월 말 더벨 보도에 따르면 산은은 HMM 민영화를 위해 사전 검토에 착수했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 역시 2023년 초 원하는 인수자가 있는지에 대한 더벨의 질문에 "가능하다면 HMM의 정체성을 잘 살려줄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며 매각이 가시화했음을 드러냈다.
2023년 1월 말 HMM의 매각이 본격적으로 닻이 올랐다. 1월 말 산은은 6개월 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는 매각 로드맵을 발표했다.
당시 언급되던 인수 후보들은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과 뿌리가 같은 현대차그룹과 물류 사업을 키워가는 LX그룹 등이었다.
2023년 3월 말 HMM 매각 주관사와 회계 자문사가 선정됐다. 주관사의 경우 매각이 성사되기만 하면 수백억원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주관/자문사 선정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매각 주관사는 삼성증권, 회계자문에는 삼일PwC, 법률자문사는 광장이 선정됐다.
3. HMM 민영화 매각 작업 공식 시작펼쳐보기 접기
2023년 7월 20일 HMM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매각 공고를 내고 HMM 주식 3억9879만주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분율은 38.9%다. 매각방식은 공개경쟁입찰이었고 예비입찰 접수 마감일시는 2023년 8월 21일 17시였다. 시행부서는 한국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1실과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업전략부였다.
당시 HMM의 시가총액은 약 9조3500억원으로 지분율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약 5조원 수준의 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2.1. HMM의 현금성자산펼쳐보기 접기
HMM은 팬데믹 시기 해운업 대호황 시기를 거치면서 사내 현금성자산을 수조원 쌓아놨다. 2023년 9월 말 연결 현금성자산은 무려 11조5042억원. 동원과 LX, 하림그룹이 보유한 현금성자산보다 훨씬 많은 현금을 HMM이 보유하고 있었다.
업계에서 세 후보들을 탐탁지 않아했던 이유는 세 후보가 HMM에 쌓여있는 10조원 이상의 현금을 노리고 인수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따르면서다.
실제 이들이 HMM을 인수하는 유력한 방식으로 업계는 차입매수(Leveraged Buy-Out·LBO) 기법을 들었다. HMM 경영권을 인수한 후 HMM의 현금성자산을 이용해 인수금융 등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다만 산은 측은 당연히 이러한 방식을 부정적으로 봤다. 2023년 10월 24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HMM 현금을 인수자가 배당으로 빼갈 수 있다는 지적에 "지나치게 사적인 용도로 쓰지 않게 하기 위해 인수기업과의 계약을 통해서 충분히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4. 협상 결렬, 하림그룹 인수 불발펼쳐보기 접기
2024년 2월 초 여전히 매각 측과 하림-JKL이 인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2024년 2월 7일 자정까지 협상을 이어가던 양 측은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하림의 HMM 인수는 결렬됐다.
인수 결렬 이유는 하림이 요구한 요청 사항을 매각 측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하림은 인수 협상 과정에서 주주간 계약의 유효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림 요구를 들어주면 주주 간 계약의 모든 조항은 5년 뒤 자동 해제되고 하림은 5년 뒤부터 독립적 경영을 보장 받는다.
또 하림은 인수 파트너인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을 5년간 제한하는 조항을 완화해달라고 매각 측에 요청했다.
하림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HMM은 당분간 채권단 체제로 이어가게 됐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절차는 곧바로 재개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순위 협상대상자도 선정하지 않았고 딜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