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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HMM이 올해 해운 시황 호조로 조 단위 현금 창출력을 회복했다.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2022년보다 유동성이 더 늘었다. 유보금이 쌓였지만 구체적인 주주 환원 정책은 부재하다. 추후 경영권 매각 때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명확한 주주 환원 기준과 적정 자본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
HMM은 지난 3분기 말 연결 기준(이하 동일) 유동성(현금성 자산,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기타유동금융자산 합산)이 지난해 말(11조7568억원)보다 2조5854억원 증가한 14조3422억원이다. 2022년 코로나 특수로 10조1171억원 규모 순이익을 올리며 그해 말부터 유동성을 10조원 이상 들고 있다.
현금 창출력이 살아나며 재무 안정성도 개선했다. 올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무형자산 취득액, 배당금 지급액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CF)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1조2191억원이다. 2021년부터 부채비율은 100% 아래다. 올 3분기 말 부채비율은 22%다. 2021년부터 총차입금보다 유동성이 더 많은 순현금 상태도 이어졌다. 올 3분기 말 총차입금은 3조9122억원이다.
HMM은 지정학적 이슈로 해운 운임 상승 효과를 누렸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난해 3분기 평균 986p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 3분기 평균 3082p로 상승했다. 이번 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수입 관세 인상 우려에 기인한 선적량 증가, 미국 동안 항만 파업 이슈 등으로 전반적인 집하도 강세로 나타났다.
HMM은 2021년부터 조 단위 순이익을 창출하면서 주주 환원을 재개했다. 장기간 해운업 불황으로 적자가 쌓여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이 없어 수년간 배당을 시행하지 못했다. 2020년 해운 시황이 반등해 이듬해 기존 누적 결손금을 해소하고 배당을 시행할 수 있었다.
명시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수립하지는 않았다. 시황 변동성에 대비한 안정적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유보와 중장기 투자 전략 이행을 위한 투자 재원 등을 고려해 배당 규모를 결정했다. 지난 3분기까지 장기적 구체적인 배당 정책, 배당 계획을 마련하겠다고만 안내했다. 현재 내부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HMM은 2021년 배당을 재개하면서 그해 결산배당으로 2934억원을 지급했다. 그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5조3372억원이다. 2022년에는 결산배당을 5868억원으로 2배 증액했다. 그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결산배당으로 4823억원을 지급했다. 그해 순이익(9687억원) 절반 가량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HMM이 명확한 주주 환원 정책을 세우지 않아 매각 협상 때 인수자 측이 유보금을 유용하지 못하도록 배당을 제한하는 안건이 논의되기도 했다. HMM 최대주주, 2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12월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HMM 지분 매각 우협 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하림그룹이 매각 측에 △HMM 현금배당 제한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 △정부 측 사외이사 지명 권한 등이 담긴 주주 계약 유효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할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