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사 팬오션이 이사회 평가에서 130점대라는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정보접근성과 참여도 지표에선 준수한 점수를 얻었으나 평가 개선 프로세스 등 일부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지속된 운임지수 하락과 물동량 둔화가 경영 성과 지표에 최하점을 받는 데 영향을 준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3개년 주주환원정책 발표…BSM 등 평가 기준 미수립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를 나누고 이사회 구성과 활동 등을 평가했다. 팬오션은 총점 255점 중 138점을 받았다.
팬오션은 정보접근성 지표에서 35점 만점에 22점을 받아 평균 평점 3.7을 기록했다. 팬오션은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 및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에 충실히 공시하고 있었다. 또한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는지에 관한 항목에서도 최고 점수(5점)를 받았다.
팬오션은 올해 2월 수시공시를 통해 3개년(2024~2026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를 배당 기준으로 설정하고 배당 지속성을 제고하기 위해 3년 주기로 계속해서 배당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참여도 지표에선 40점 만점에 26점을 받아 평점 3.3점을 획득했다. 팬오션은 이사회의 정기적 개최 여부를 평가하는 항목에서 최고 점수(5점)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팬오션은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지난해 2월과 5월에 사외이사 추천을 심의하는 회의를 총 2회 개최하여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또,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출석률이 100%에 달해 회의 참석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감사위원회 회의가 개최 기준에 미달해 충분치 않다고 평가됐고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에 대한 교육은 연 1회만 이뤄져 해당 항목에서 2점이라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견제기능 지표에선 45점 만점에 29점을 받아 평점 3.2점을 기록했다. 팬오션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내부거래 업무를 전담하게 해 관련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사외이사만으로 이루어진 회의를 단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았고 최고경영자 승계에 관한 명문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최저 점수(1점)를 받는 등 감점 요인이 많았다.
구성 지표에선 45점 만점에 27점을 받아 평점 3.0점으로 간신히 중간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 팬오션은 이사회 내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점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나 이사회 역량 평가인 BSM(Board Skills Matrix)을 수립하지 않았고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로 돼 있는 점, 이사들의 국적·연령·경력이 성별 외에는 다양하지 않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아쉬웠던 평가시스템…운임지수 하락에 경영성과도 타격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선 35점 만점에 15점을 받아 평점 2.1점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팬오션은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발표한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며, 이사회 구성원 그 누구도 특별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없어 관련 항목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아 평가 결과에 근거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지 못했고 이를 주주들이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지도 못했다. 또, 이 평가 결과가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되는 절차가 작동하지 않아 다섯 개 항목에서 최저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 지표는 총점 55점 만점에 19점, 평점 1.7점으로 평가됐다. 이는 6개 지표 중 가장 낮은 점수다. 지난해부터 운임지수 하락과 물동량 둔화 등 외부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실적이 위축된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때문에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 다수 항목에서 마이너스(-) 값이 발생하면서 최저 점수에 머물렀다. 이자보상배율과 순차입금/EBITDA 등 레버리지 지표도 KRX300 평균치를 상회하면서 최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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