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품은 하림그룹 오너 2세인 김준영 엔에스쇼핑 이사의 지분 승계의 토대다. 올품과 자회사가 보유한 하림지주 합산 지분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보유분보다 많다. 올품은 계열사에 출자나 대여 등 직·간접적인 지원은 거의 실행하고 있지 않지만 김 이사에 배당금을 지급해 현금흐름을 만들어주고 있다.
닭고기 가공회사인 올품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 엔에스쇼핑 이사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올품은 하림그룹 지분 승계의 핵심 계열사다. 올품은 동물약품 제조회사 한국바이오텍과 여신전문 금융회사 에코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하림지주 자회사(지분율 88.11%)인 제일사료 지분 11.89%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올품(5.78%), 한국바이오텍(16.69%), 에코캐피탈(0.24%)이 보유한 하림지주 합산 지분은 22.71%로 개인 최대주주인 김 회장(21.1%)보다 많다. 특히 에코캐피탈은 올해 1월 장내매수로 하림지주 주식을 처음 보유하게 됐다. 에코캐피탈이 하림지주 지분 0.24%를 매수하는 데 들인 금액은 20억원이다.
김 이사가 올품과 자회사를 통해 하림지주에 대한 지배력을 늘린 데에는 일련의 과정이 있었다. 현재의 올품의 모태는 김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던 한국썸벧이라는 동물약품 제조회사였으며 이와 별도로 올품(옛 올품)으로 이름붙인 닭고기 가공회사가 하림지주의 모태가 되는 제일홀딩스의 완전자회사(지분율 100%)로 존재했다.
한국썸벧은 2010년 10월 동물약품 제조부문을 물적분할해 완전자회사 한국썸벧(현 한국바이오텍)을 신설하고 기존 한국썸벧은 사명을 한국썸벧판매로 바꿨다. 2012년 1일 김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 전량을 김 이사에게 증여했다. 2013년 1월 한국썸벧판매는 제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옛 올품 주식 100%를 784억원에 사들인 후 3월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올품으로 바꿨다.
올품은 선진지주와 농수산홀딩스 등 지주사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림그룹이 이들 지주사를 하림지주에 흡수합병시키는 일련의 지배구조 재편을 진행하면서 올품이 하림지주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10월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동물약품 고가 매입 △사료첨가제 구매 중간마진(통행세) 지급 △제일홀딩스의 옛 올품 주식 저가 매각 등 행위로 올품을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보고 과징금 합산 48억880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올품은 하림지주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지배력 행사 외에는 당장 그룹 내에서 주요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다. 지난해 연결 기준 특수관계자와의 매출액은 3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5282억원)에서의 비중이 1% 미만으로 낮다. 옛 올품 흡수합병으로 닭고기 가공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면서 현금창출력이 눈에 띄게 불어난 동시에 계열 내 매출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된 덕분이다.
계열사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 사례도 드물다. 하림USA(Harim USA), 지포레, 글라이드, 농업회사법인 순우리 등 일부 계열사에 대여금을 제공한 사례는 있지만 금액이 크지 않고 단기에 대여와 회수를 반복하고 있다. 계열사에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지도 않다.
다만 김 이사에게는 우수한 배당수익원이 되고 있다. 올품은 별도 기준 2022년 에코캐피탈(45억원), 하림지주(4억원), 제일사료(12억원), 엔에스쇼핑(3억원)으로부터 합산 64억원, 지난해 하림지주(8억원), 제일사료(12억원)로부터 합산 20억원의 배당금수익을 수취했다. 올품은 2022년까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2023년 42억원, 올해 42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품이 지급한 배당금은 모두 지분 전부를 보유한 김 이사의 몫이다.
당기순이익과 비교하면 배당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2년 385억원, 지난해 203억원이었다. 지난해말 이익잉여금은 1703억원으로 현재 수준의 배당 여력에 충분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