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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오리온바이오로직스, 합자법인 설립은 사업 확장 원동력

⑤중국 산동루캉의약 등과 계약, 박성규 지주사 CFO 재무관리 지원

박규석 기자  2024-01-08 15:20:35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오리온그룹은 수년 전부터 바이오사업을 통한 미래 수익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이종산업 진출을 통해 제과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국내외 바이오 시장으로의 진입을 모색 중이다.

바이오 사업은 오리온그룹이 추진 중인 3대 신사업(간편대용식, 음료, 바이오) 중 하나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가 중추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그룹은 계열사 내 재무와 경영 전문가를 이사회에 배치하기도 했다.

◇글로벌 '진단·백신' 시장 공략

오리온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시기는 2021년 3월이다.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은 2020년부터 보이기는 했지만 지주사 오리온홀딩스가 중국 국영제약사 '산둥루캉의약'과 합작사를 설립하며 본격화됐다.

오리온그룹은 2020년 10월 산둥루캉의약과 합자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3월 법인 설립을 마쳤다. 합자법인은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이하 산둥루캉하오리요우)'로 오리온그룹이 지분 65%를 보유하고 나머지 35%는 산둥루캉의약이 가지는 구조였다. 오리온그룹의 경우 세부적으로는 오리온홀딩스가 50%, 오리온푸드가 15%다.


산둥루캉하오리요우는 올해 백신 생산설비를 갖추는 게 목표다. 9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생산설비가 완공된 이후에는 곧바로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1년 4월 그룹은 국내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 기술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5월에는 국내 암 체외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체외진단 기술도입 본계약을 맺으며 기술협약을 늘렸다. 오리온그룹이 큐라티스와 지노믹트리에 투자한 금액은 100억원 규모다.

이처럼 국내외 바이오 시장 진출에 역량을 모아오던 오리온그룹은 2022년 12월 사업의 중추를 담당할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앞선 11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이뤄진 합작투자 계약의 일환이었다. 지분율은 오리온홀딩스와 하이센스바이오가 각각 60%와 40%였다.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바이오로직스에 최대 99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사업 활성화 등에 힘쓸 예정이다. 현재까지 추가 출자를 통해 총 45억원을 투자했으며 향후 사업 진행 경과에 따라 나머지 금액을 채울 계획이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상아질 및 치주조직 재생 원천기술의 기반이 되는 '코핀7(CPNE7)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미국 등 총 11개 국가에 특허 등록을 완료한 게 특징이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충치와 치주질환 등 치과질환 전문치료제 기술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내 상용화를 위한 제품 개발과 임상 인허가도 함께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의약외품뿐만 아니라 식품 소재 영역까지 진출할 방침이다.

◇모회사 재무 연결고리 '박성규 부사장'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법인 설립 등이 이뤄진 지 약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만큼 초기 사업 세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적인 조직구성과 투자 계획, 사업 방향성 설정 등이 점진적으로 추진 중이다.

바이오 사업에 관한 향후 목표가 모두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체적인 연구개발(R&D)과 기술 투자 등을 고려하면 원활한 자금 관리는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이러한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상황은 이사회 구성을 통해서 일정 수준 엿볼 수 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이사회는 김형석 대표이사를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 대표를 제외한 4명은 모두 기타비상무이사로 박성규, 권용수, 박주황, 이석현 이사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중 박 이사는 오리온홀딩스의 경영지원팀장 부사장으로 지주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인사다. 통상 재계에서 모회사 또는 지주사 CFO가 계열사의 감사나 기타비상무이사 등 겸직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 CFO의 주된 임무는 계열사의 운영자금 관리와 조달, 투자금 집행 등을 위한 업무 지원이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가 신설 법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박 부사장의 역할 역시 예정된 투자금의 집행과 관리 등일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덕수상업고를 졸업했다. 1986년 신세계에 입사해 자금파트에서 실무를 쌓았다. 2011년 신세계에서 경영전략실 재무담당 상무를 지냈고 2013년부터는 이마트 경영지원본부 상무 맡았다.

오리온그룹에 합류한 시점은 2015년으로 2019년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오리온의 조직 개편을 계기로 오리온 지원본부장에 취임했으며 현재는 지주사 경영지원팀장을 겸직 중이다.

김 대표 또한 향후 효율적인 투자 등을 위해 그룹 내 계열사에서 중용된 인사다. 그는 현재 오리온에서 신규사업팀장을 맡고 있으며 직급은 전무다. 신규사업팀은 그룹의 신사업을 컨트롤하는 조직이다. 앞서 음료사업과 간편대용식 등의 신제품 출시 역시 김 대표를 중심으로 신규사업팀이 이뤄낸 성과다.

1963년생인 김 대표 또한 신세계그룹 출신 인사다. 동성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했다. 이후 이마트 상품매입총괄 부장과 이마트 인력계발팀장,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 등을 역했다. 2016년부터 신규사업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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