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홀딩스는 제과사업을 주력으로 국내와 중국을 포함한 다양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오리온그룹의 지주사다. 최근엔 리가켐바이오 인수를 포함해 바이오를 새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제과사업의 글로벌 외연 확장과 바이오 투자라는 이종 산업이자 두 가지 큰 축을 감당하려는 오리온홀딩스의 이사회 구성은 의외로 매우 단촐하다. 이사회 참여도는 준수했지만 평가 제도 및 운영 개선 활동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위한 평가를 받은 점도 눈에 띈다.
◇높은 참여도, 이사회 정보접근성은 '양호'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오리온홀딩스는 255점 만점에 157점이었다.
먼저 ‘구성’ 항목에서는 45점 만점에 29점을 받았다. 평점으로 따지면 5점 만점에 3.2점이다. 이사진은 총 5명 뿐이었고 이 중 3명이 사외이사였다.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인 허인철 부회장이 맡고 있다. 소위원회는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외에 ESG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소수의 이사회 인원만으로 제과를 넘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슬로건을 달성하겠단 전략이 엿보인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매트릭스 BSM(Board Skills Matrix)은 홈페이지에 상세히 공개했다. 다만 해외 또는 신사업을 담당할 전문역량을 갖춘 이사가 누구인지는 BSM을 통해 확인하긴 어렵다.
이사회 참여도 항목은 전체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40점 만점에 34점, 평점 4.3점이었다. 작년 한해에만 14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했고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인의 평균 출석률은 93%를 보였다. 다만 의무설치 대상을 제외한 소위원회인 ESG위원회와 보상위원회가 개최된 횟수는 2023년 한 해 동안 3회에 불과했다.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는 총 30점 만점에 25점, 평점으로는 4.2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활동 내역이나 주주환원정책을 비교적 충실히 공개한 결과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의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점이 감점 요인으로 꼽힌다.
◇경영성과 대비 열위한 이사회 평가규준, 견제 기능도 '미흡' 오리온홀딩스는 상대적으로 '견제기능' 항목은 미흡한 점수를 받았다. 45점 만점에 18점, 평점은 2.0점이었다. 사외이사를 오로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로부터만 추천을 받고 있으며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별도 회의 역시 2023년 동안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정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부적격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은 구체적으로 마련됐지만 내부거래 적격성 심사는 이사회에 위임한 상황이다. 통상 내부거래위원회를 운영해 해당 위원회가 내부거래 업무를 전담하는 게 투명성과 견제기능을 높이는 길이다.
총주주수익률(TSR)이나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따라 임원 보수 지급하는 규정도 명문화 돼 있지 않았다. 책임경영을 맡은 등기이사의 평균연봉이 미등기이사를 웃돌긴 한다. 다만 오너 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약 10억원 후반대의 연봉을 받고 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15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1점이었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가 이뤄지지 않기에 이를 공개하지도 않으며, 평가 결과를 개선에 반영하지도 않았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은 A등급을 받았지만 이를 전반적으로 무색하게 만드는 프로세스를 갖춘 셈이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총 55점 만점에 36점을 기록했다. 평점은 5점 만점에 3.3점이다. 경영성과나 재무건전성 측면은 우수했지만 시장의 박한 평가가 이어지며 투자 관련 항목에서 대체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오리온홀딩스의 2023년 말 기준 PBR은 올해 반기말 기준 0.4배로 기업 자산 대비 주가가 부진한 편이다. 다만 올해는 리가켐바이오 인수 이후 기업가치가 재평가된 점이 긍정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시장에서 밸류를 높게 인정받지 못한 만큼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에서도 1점을 받았다. 그러나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 총자산이익률에서는 KRX 300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부채비율이나 순차입금/EBITA, 이자보상배율은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KRX 300 평균치를 모두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