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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원천은 사람, 리가켐의 인재 관리법 '자사주 보상'

구주 활용 임직원 인센티브 제공, 주주가치 제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한태희 기자  2024-10-17 16:03:05
리가켐바이오의 경쟁력은 확실한 보상을 통한 내부 인재 관리에 있다. 조 단위 기술수출 등 빅딜을 이끈 원천이 '사람'에 있다는 입장이다. 신주 발행을 통한 스톡옵션 부여, 기술이전 관련 발명보상 등 임직원 대상 보상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임직원 성과 보상에 나섰다. 구주를 취득해 분배하며 지분 희석을 막고 주주가치도 제고한다. 작년 동기 대비 주가가 4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자사주 매입을 통해 추가 성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성과보상 전략 다각화

리가켐바이오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15일부터 오는 2025년 10월 14일까지 1년간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위탁중개업자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임직원 성과보상 목적의 자사주 취득이다. 주로 신주 발행을 통해 지급하던 스톡옵션과 함께 구주인 자사주를 취득해 임직원에게 보상한다. 리가켐바이오는 작년에도 50억원을 들여 취득한 자사주 1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확실한 보상을 통해 내부 인재 관리에 힘쓰는 차원이다. 임직원의 장기근속 유도와 우수 인재 유치를 성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본다. 임직원 연봉은 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 직원의 주주화를 목표로 매년 1~2%의 스톡옵션을 부여한다.

기술이전에 대한 수익금을 배분해 보상하는 '발명보상' 제도도 있다. 2019년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수익금을 분배하는 '드림쉐어' 제도를 시행했다. 임직원의 이탈이 잦은 바이오 벤처 업계 특성에도 핵심 인력을 지켜내고 있는 배경이다.

구체적으로는 후보물질 개발에 기여한 주요 팀원에 먼저 50%를 배분한 뒤 남은 50%는 전 직원 대상으로 나눈다. 근속연수, 직급, 프로젝트 참여자, 내부 선정 핵심 인재 등 자체 기준에 따라 적정 비율을 산정하고 순차적으로 배분하고 있다.

작년 12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맺은 항체약물접합체 신약후보물질 'LCB84'의 기술이전 선급금에 대해서도 약 5%를 분배했다. 당시 총계약금액 17억2250만달러(2조2458억원) 중 선급금은 1억달러(1304억원)였다. 억대 포상금을 수령한 직원만 10명이 넘었다.

이달 10일에는 오노약품공업과 2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오노약품은 리가켐바이오에 선급금, 연구개발 및 판매에 따른 마일스톤을 포함한 최대 7억달러(약 9435억원)를 지급한다. 선급금이 들어오는 대로 10% 범위 내에서 임직원에 포상할 계획이다.

◇두 번의 빅딜, 주가 급등에도 자사주 취득…성장 자신감

자사주 보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목적도 있다. 신주 발행 등 스톡옵션 대신 구주 매입을 통해 자사주를 취득해 배분하면 자본금 변동 없이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 이미 발행된 주식을 지급하는 만큼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도 없다.

두 번의 빅딜을 거치며 리가켐바이오의 주가가 급등한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리가켐바이오의 이달 16일 종가는 12만4000원으로 작년 10월 16일 종가 3만6950원 대비 약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추가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수요가 일정하다면 주식의 유통 물량이 줄어들어 주가 상승도 유도할 수 있다. 임직원 보상 전략을 다각화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꾀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은 더벨과 통화에서 "매입한 자사주를 활용해 직원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도 여러 호재가 있기 때문에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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