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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신세계그룹 이사회 공식, 재무수장은 곧 등기임원

③신세계 등 6개 상장사 곳간지기 '사내이사' 중용, 타법인 '이사·감사' 등 겸직 활발

박규석 기자  2023-09-27 08:23:33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신세계그룹 재무수장들의 그룹 내 영향력은 약하지 않다. 상장사 재무총괄의 경우 대부분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한다. 이를 통해 재무 관리와 더불어 사내 주요 의사에 관한 결정권까지 가지고 있다. 타법인 겸직도 활발하며 주로 이사와 감사 등을 맡고 있다.

◇상장사 재무라인 절반이 등기임원

신세계그룹은 그룹 내 재무라인을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은 인사의 권한을 재무에만 국한 시키지 않고 사내 주요 의사 결정권까지 부여하고 있다. 재무관리 측면에서도 이사회 내 발언권 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러한 인사 기조는 그룹 내 상장사의 이사회 구성을 통해 일정 수준 엿볼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 반기 기준으로 신세계와 이마트,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7개 계열사를 상장사로 두고 있다. 올해 반기 기준 임원의 현황(등기여부 포함)에 최근 단행한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반영할 경우 재무수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곳은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아이앤씨, 광주신세계 등 4곳이다.


나머지 이마트와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 등은 재무수장이 미등기 상태다. 다만 이마트를 제외한 신세계건설과 신세계푸드는 향후 재무수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이사회 구성을 볼 때 이마트와 달리 신세계건설과 신세계푸드는 재무수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기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신세계건설과 신세계푸드는 김낙호 전무와 김성웅 상무보를 지원본부장과 지원담당으로 중용했다. 김 전무의 경우 직전에 에스씨케이컴퍼니(브랜드 스타벅스) 지원본부장을 지냈고 김 상무보는 이번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두 인사 모두 신세계건설과 신세계푸드에서 등기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에 선임 안이 상정돼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세계건설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재무수장이 이사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고 신세계푸드 또한 대부분의 인사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김 전무와 김 상무보는 사내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셈이다.

◇최대 8개 계열사 겸직

신세계그룹 재무라인의 사내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는 타법인 겸직 여부다. 통상 재계에서는 모회사의 CFO가 자회사 등 계열사의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감사 등을 겸직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비슷한 상황이며 모회사 차원의 계열사 통제보다는 안정적인 재무 관리를 위한 지원의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평가다.

임원의 겸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상장사 기준으로 겸직이 가장 많은 재무수장은 장규영 이마트 재무담당 상무보다. 장 상무보는 올해 반기 기준으로 총 8개 법인에 감사로 이름을 올렸다. 세부적으로는 아폴로코리아와 이마트24, 에스씨케이컴퍼니 등 대부분 그룹 내 유통 사업과 관련이 깊은 법인들이었다.


같은 기간 장 상무보에 이어 타법인 겸직이 많은 인사는 홍승오 신세계 재무관리본부장 전무다. 홍 전무는 인천신세계와 광주신세계, 에스에스지닷컴 등 총 5개 법인에서 겸직을 하고 있었다. 다만 장 상무보와 달리 5개 법인 모두 사내이사로 겸직 중이었으며 이중 인천신세계는 대표이사로 있기도 했다.

지난 10년간의 겸직 현황을 되짚어 보면 신세계그룹 내 상장사 재무수장들은 앞선 두 인사처럼 대부분 계열사 감사와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겸직했다. 겸직 법인 수는 연도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모회사 재무수장이 계열사를 함께 살피는 기조는 유지되고 있었다.

상장사 중 최근 10년 동안 재무수장의 겸직 사례를 찾을 수 없었던 곳은 신세계건설과 광주신세계 두 곳뿐이었다. 다만 이러한 신세계그룹 내 계열사 겸직 현황은 향후에 변동될 가능성이 잔존한다. 2024년도 임원 인사가 단행된 만큼 변화된 재무수장에 맞춰 세부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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