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피플 & 보드

'배당 창구' 코스트코코리아, 이사진 전원 '외국 국적'

최근 5년간 북미본사로 8000억 지급, 미국·캐나다 출신 모기업 핵심임원 포진

박동우 기자  2024-11-20 08:09:10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 매장을 국내에서 운영 중인 코스트코코리아는 그동안 미국 본사로 거액의 현금을 공급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해 왔다. 최근 5년간 모회사로 지급한 배당이 8000억원을 웃도는 대목이 방증한다.

자금 조달처라는 중요성과 맞물려 코스트코코리아 이사회에는 모기업 최고경영자(CEO),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미국·캐나다 출신 핵심 임원들이 기타비상무이사 3인방으로 포진했다. 2015년부터 한국법인 경영을 총괄한 조민수 대표 역시 미국 시민권자다.

코스트코코리아는 1998년 5월에 설립한 유통 업체로 창고형 할인점을 운영하는데 특화됐다.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에 19개 매장이 포진했는데 연간 3만3000원에서 최대 8만원의 회비를 납부하는 소비자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회원제(멤버십) 기조를 유지해 왔다.

올 8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하 코스트코홀세일)로 코스트코코리아 지분 일체를 보유 중이다. 코스트코홀세일은 북미 본사로 미국 워싱턴주 이사콰(Issaquah)에 거점을 뒀다. 1983년 시애틀에 첫 매장을 개설한 이래 세계 전역에 800여개 할인점을 둔 글로벌 유통 체인으로 도약했다.

코스트코코리아 이사회는 '4인 체제'를 채택했다.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3명으로 단출하다. 등기임원이 모두 외국 국적자로 미국 시민권자가 3명, 캐나다인은 1명이다. 북미 모회사가 주식을 전부 소유한 만큼 코스트코홀세일 핵심 임원들이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된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이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매장 수가 많은 나라인 만큼 경영에 밀착 관여하는 취지가 반영됐다.


지난해 12월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한 롤랜드 마이클 바크리스(Roland Michael Vachris) 코스트코홀세일 최고경영자(CEO)는 1965년생으로 △미국 북서부 총괄 부사장 △부동산개발부문 수석부사장 △상품기획부문 수석부사장 등을 거쳐 올 1월 CEO로 취임했다. 1964년생인 리차드 창(Richard Chang) 아시아 수석부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경제학 학사를 받은 인물로 1993년 입사 이래 31년째 몸담고 있다.

캐나다 국적을 보유한 피에르 리엘(Pierre Riel) 수석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미국 본사에서 국제사업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책을 맡고 있다. 1986년 프라이스클럽 지게차 운전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뒤 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년 이상 캐나다 지역 매장 관리를 총괄한 이력을 발판 삼아 2022년 지금의 COO로 발령났다.

1975년생인 조민수 대표는 유일한 사내이사인데 2000년대 부산점장을 역임한 이력을 갖췄다. 이후 영업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5년 11월 대표로 취임했다. 조 대표 역시 미국 시민권자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에서 운영위원 직무를 수행하다가 2021년 특별고문으로 위촉된 경력이 존재한다.

코스트코홀세일 핵심 임원들이 한국법인 이사회에 포진한 건 코스트코코리아가 그간 본사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여한 배경과 맞닿아 있다. 2019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이래 2023 회계연도까지 코스트코코리아가 코스트코홀세일로 지급한 배당은 총 8368억원이다. 이달 초 본사로 보낸 결산배당이 1500억원으로 순이익 2240억원과 견줘보면 67% 규모다.


최근 5년을 통틀어 순이익을 초과하는 수준의 배당이 집행된 해도 존재한다. 2019년 순이익 1055억원의 2배를 웃도는 2294억원을 본사로 지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2년 당시에도 2000억원 배당을 결정했는데 순이익 1417억원 대비 141.2%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트코코리아 실적은 그동안 우상향을 거듭해 왔다. 고물가 국면에서 대량의 상품을 묶어 할인 판매하는 전략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2023 회계연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2019 회계연도 4조5229억원보다 44.4%(2조72억원) 많아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29억원에서 2186억원으로 52.9%(757억원) 불어났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