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가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언급하지 않았던 재고회전율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업황 부진 가운데 재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재고회전일수를 축소한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품종이었던 중고차 구성을 실속형으로 전환하면서 판매 대수를 늘려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 하반기부터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다양한 가격대의 재고 포트폴리오로 재조정할 계획이다.
케이카는 불과 올 1분기까진 실적발표와 IR 자료에 재고회전율과 재고회전일수를 따로 기입하지 않았다. 매출과 판매대수, 매출총이익률, 영업이익률 등을 위주로 강조할 뿐이었다. 그동안은 케이카가 매입 비용이 늘고 재고 회전율은 내려가면서 수익성 악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고회전율과 재고회전일수를 따로 확인하려면 매출원가와 기초와 기말 재고자산 평균값을 기반으로 직접 계산해야 했다. 예컨대 지난해 1년간의 재고회전율의 경우 매출원가(1조9793억원)를 재고자산 평균값(2114억원)으로 나눠 9.36으로 도출한다.
같은 기간 재고회전일수는 365일을 재고회전율(9.36)로 나눈 값 39일이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9일 소요된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재고회전율과 재고회전일수를 기반으로 케이카의 판매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케이카뿐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중고차 기업들마다 이를 주요 지표로 다루고 있다. 케이카는 올 2분기부터 실적발표 자료와 IR 자료에 이를 명기하기 시작했다.
변화의 트리거는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이었다. 대출 기반으로 할부 구매하는 고객이 25%에 달하는 중고차 시장에서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었다.
이에 케이카는 다품종이었던 중고차 구성을 경기에 맞는 실속형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판매 대수를 지난해 4분기 3만519대에서 올 1분기 3만7211대, 2분기 3만6755대 등으로 늘려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
재고회전이 빨라지면서 2022년 9.36이던 재고회전율은 2023년 1분기 11.12%, 2분기 11.7%로 높아졌다. 이에 비례해 재고회전일수도 2022년 39일에서 올 1분기 32.8일, 2분기 31.1일 등으로 짧아졌다.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소요 시간이 8일 정도 당겨지면서 비용이 절감됐다.
이후 2분기 실적발표회와 유진투자증권 기업설명회(NDR), 하나증권 모빌리티 코퍼레이트 데이 등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재고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는 동시에 운전자본 부담을 줄인 효과를 설명한 것이다.
실제 케이카의 매출총이익은 2022년 4분기 457억원에서 올 1분기 524억원, 2분기 577억원 등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6억원에서 132억원, 155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이에 비례해 영업이익률은 2022년 4분기 2.1%에서 올 1분기 2.6%, 2분기 3.1%로 올랐다.
케이카 관계자는 "경기에 맞는 실속형 차량 중심으로 재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이 판매 대수 증대 효과를 거두는 데 크게 작용했다"면서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가격대의 재고 포트폴리오로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