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현 카카오공동체 투자총괄대표의 보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스타일에서만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지만 올 들어 카카오 본사의 사내이사로 이름 올렸을 뿐 아니라 카카오픽코마(Kakao Piccoma Corp.) 이사회에서도 등기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커머스와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사업 모두 카카오가 인수합병(M&A) 등 투자를 꾸준히 진행한 사업부다. 추가 M&A 등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곳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배 대표가 카카오 본사의 투자총괄대표로서 핵심 계열사의 이사회에 참여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겸직 계열사 2곳 추가…카카오·픽코마 2일 카카오의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배 대표가 모두 4개 회사의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스타일, 카카오픽코마 등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배 대표의 겸직 현황에 카카오와 카카오픽코마가 추가됐다.
배 대표가 카카오의 등기임원으로 이름 올린 것은 올 들어서다. 배 대표는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카카오 이사회에 정식으로 참여하게 됐다. 임기는 2025년 3월 28일까지다.
카카오에서 배 대표의 영향력이 한층 강력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배 대표는 미등기임원으로서 투자거버넌스 총괄 직함을 달고 있었는데 올 들어 카카오공동체 투자총괄 대표가 됐다. 다시 말해 단순히 카카오에 그치지 않고 그룹 전체를 아울러 투자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의미다.
배 대표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데다 SM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M&A건을 주도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 1월 해외 국부펀드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 유치 사례인데 배 대표가 핵심적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건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공개매수 등 치열한 대결을 벌인 끝에 승기를 잡았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들였지만 인수전에서 결국 승리했기에 배 대표의 성과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카카오그룹의 미래를 좌우하는 각종 딜과 투자를 이끈 만큼 계열사에서 배 대표의 보폭도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
◇픽코마, 엔터 기업가치 핵심역할 전망…배재현 역할론 '부각' 카카오픽코마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는 계열사다. 배 대표가 카카오픽코마의 등기임원으로서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향후 카카오픽코마도 이런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웹툰, 웹소설 등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카카오가 지분 72.9%(의결권 지분율 기준, 무의결권 자기주식 등 제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8.2%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매출 5312억원, 순이익 336억원을 냈다. 2021년보다 순이익은 줄었지만 안정적으로 매출증가세를 이어가는 데다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가 2021년 8조8000억원 수준에서 더 높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배 대표는 2020년부터 카카오모빌리티, 2021년부터 카카오스타일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두 회사에서 임기는 2024년에 끝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스타일 둘다 최근 M&A 등으로 성장활로를 모색하는 만큼 배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 직함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 3월 영국의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기업인 스플리트(Splyt)를 인수했다. 카카오스타일은 2021년 1000억원을 넘게 들여 인수한 패션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