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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배재현, 카카오 이사회 입성…'공격적 투자' 강화 전망

카카오엔터 1.2조 투자유치 공로, SM엔터 경영권 인수 '탄력'…이사회 정원 7명 유지

이지혜 기자  2023-02-23 10:05:18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대표가 카카오 이사회에 입성한다. 배 대표는 해외 국부펀드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한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데 힘입어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 등 투자 정책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신규 선임하고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은 재선임, 나머지 1명은 신규선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남궁훈 전 대표이사의 빈 자리를 배 대표가 채우고 김성수 부회장도 사내이사진에서 물러나면서 카카오 이사회는 예년처럼 7명이 될 예정이다.

◇배재현 이사회 입성 “글로벌 진출로 기업가치 기여”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3월 28일 오전 9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첨단로 242 스페이스닷원 1층 멀티홀에서 카카오가 제 2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정기주주총회에서 카카오는 △연결·별도재무제표 승인 △주당 60원 현금배당 승인 등을 진행한다. 이밖에 △사업목적 변경 △배당 기준일 변경 △기타 일부조항 변경 등 안건도 의결한다.


배재현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가 사내이사에 신규선임되는 점이 눈에 띈다. 배 대표는 1980년 5월 9일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CJ㈜에서 일하며 미래전략실 부장까지 올랐다가 2015년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배 대표는 약 3년 동안 카카오의 빅딜팀장을 맡다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투자전략실장을 거쳐 2023년까지 CIO, 현재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를 맡아 이끌고 있다.

배 대표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프리IPO를 추진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 1월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 유치 사례다. 배 대표는 프리IPO 성격을 띠는 이번 투자 유치에 핵심적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배 대표를 추천한 사유에 대해 “자본유치와 투자 측면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등 기업가치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사회는 배 후보가 카카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등 다방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 대표가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에도 한 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배 대표의 주도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를 전환사채와 유상증자 신주 발행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해외 국부펀드에서 확보한 1조2000억원 가운데 상당부분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확보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아 IT생태계 조성 공로, 법률 전문가 영입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정 대표는 1975년 2월생으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마케팅 석사, 미시건 주립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밟았다.

2000년부터 약 7년 동안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로 일하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eBay APAC HQ 전략매니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NHN 수석부장을 맡아 경력을 쌓았다. 2013년 카카오벤처스 상무로 입사해 2018년부터 지금까지 대표를 맡아 이끌고 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 대표를 놓고 “투자전략 수립과 전략모바일, 선행기술, 게임분야 등 IT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국내 IT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상당하게 기여했다”며 “스타트업 정신으로 지속적 혁신을 추구하고 사회와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조언하는 역할로 경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는 법률 전문가가 이름을 올렸다.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자문파트 파트너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해 사법연수원을 30기로 수료하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 현재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 MBC인사위원회 위원,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신 변호사가 기업지배구조와 금융에 대한 법류 전문가로서 20년 이상 경험을 쌓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카카오의 급격한 성장과 신규사업 확대에 따른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ESG경영 차원에서 기업 경영 전반과 이사회 안건에 대해 법률적 식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석 윤앤코 대표이사와 최세정 지우알 대표이사, 박새롬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는 사외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최세정 대표는 카카오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위원장을, 신 변호사는 사외이사로서 카카오 이사회 내 감사위원을 맡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 이사회는 홍은택 대표이사와 배재현 대표 등 사내이사 2명과 정신아 대표 등 기타비상무이사 1명, 윤석, 최세정, 신선경, 박새롬 등 사외이사 4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남궁훈 전 대표는 2022년 10월 19일 사임했고 김성수 부회장도 사내이사진에서 물러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었던 김성수 이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이번 정기 주주총회가 끝나면 신임 이사를 포함해 이사회 의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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