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 워치카카오모빌리티

매각 테이블에 나선 투자 '키맨' 배재현 수석부사장

CAC 투자거버넌스 총괄…MBK 협상 카운터파티, TPG 투자유치 성사

원충희 기자  2022-07-07 08:25:10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유치에 이어 지분 매각에도 배재현 투자거버넌스 총괄(수석부사장, 사진)이 '키맨'으로 나섰다. 지난 4월 임원인사를 통해 김기홍 재무그룹장이 카카오의 재무라인 수장으로 앉았지만 인수를 제의한 MBK파트너스의의 만남에는 배 총괄이 나갔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을 정식으로 단 적은 없지만 최고투자책임자(CIO)로서 사실상 그룹 CFO 역할을 맡아왔던 그는 이번 매각이슈의 시발점인 TPG컨소시엄 투자유치를 주도했던 인물로 '결자해지'에 나선 형국이다.

◇그룹 CFO 역할하는 CIO, 투자·M&A 업무 총괄

카카오 노조(크루유니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과 배재현 총괄을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하며 카카오가 2대 주주로 남아 향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가 가진 모빌리티 지분 57.31%를 통으로 파는 게 아니라 일부를 처분해 MBK가 1대 주주로, 카카오가 2대 주주로 바뀌는 게 전반적인 딜 구조다. 재무적투자자(FI)인 TPG컨소시엄(29%)과 칼라일(6.2%) 등을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켜주는 게 기본 틀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매각이슈에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한발 빠져있다. MBK와 만난 이들은 김 CAC장과 배 총괄로 이 사실을 류 대표에게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지난 4월 임원인사를 통해 김기홍 카카오게임즈 CFO가 카카오의 재무그룹장이 됐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은 그룹 차원의 이슈라 김 CAC장과 배 총괄이 나섰다. 김범수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김 CAC장이 공식적으로 카카오그룹 최종결정권을 맡고 있다.

특히 배 총괄은 카카오에 있을 때부터 TPG컨소시엄 등의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유치를 이끌었던 인사다. FI의 상장(IPO)을 통한 엑시트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이번 지분 매각이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결자해지란 시각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이사 겸임, MBK와의 매각협상 '키맨'

배 총괄은 그간 카카오의 투자 관련업무를 담당하며 CIO로 활동해 왔다. 정식 CFO 직책이 없었던 카카오에서 그는 IR과 인수합병(M&A)을 총괄하며 사실상 CFO 역할을 해왔다. 그러던 중 작년 10월 카카오가 공식임원 직책을 부활시키고 5명의 C-레벨 임원을 선임함에 따라 이성호 재무기획실장이 CFO 직함을 받고 그는 CIO 직함을 받았다.

지난 4월 그룹 차원의 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컨트롤타워인 CAC가 설립되자 배 수석부사장은 투자거버넌스 총괄로 영전, 그룹의 자금운용과 투자업무를 총괄하게 됐다. CJ그룹 미래전략실 부장으로 근무하다 2016년 4월 카카오에 합류한 인사로 CJ에서 같이 일했던 박성훈 전 카카오 부사장이 그를 눈여겨보고 발탁했다.

당시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사이트 멜론의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해 내부적으로 빅딜팀을 꾸렸는데 배 총괄이 빅딜팀 부사장으로 활약했다. 로엔 인수전에 성공하면서 카카오에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2018년 해외주식예탁증권(GDR) 발행 성공과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의 TPG 투자유치, SK텔레콤과의 주식교환 등 굵직한 딜을 성사시키며 입사 3년 만에 수석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지난해 3월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본격적으로 검토하자 그를 중심으로 업무팀이 꾸려졌고 패션테크 크로키닷컴(지그재그, 현 카카오스타일) 인수를 주도했다. 현재는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스타일의 이사회 멤버(기타비상무이사)도 겸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