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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KPI 톺아보기

네이버 CEO가 정한 CFO 임무 '글로벌 확장'

상여 규모 정성평가로 CEO가 판단...빠지지 않는 사유 '글로벌화'

양도웅 기자  2023-04-18 14:03:16

편집자주

자금 조달과 재무·회계 보고서 작성, 자산 관리와 효율화, 투자자 소통 등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 가운데 기업이 우선순위로 삼은 건 무엇일까. 이는 CFO의 핵심성과지표(KPI)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다름없다. 단 KPI는 회사 내부에서도 쉽게 공유되지 않는 정보다. 물론 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일례'로 상여 산정기준을 뒤집어보는 방법이다. 무엇을 잘해서 상여를 줬다면 그 무엇이 곧 회사가 정한 CFO의 역할과 임무다. THE CFO가 상여 산정기준을 비롯한 여러 방식으로 CFO들의 KPI를 유추해본다.
네이버는 임원에게 연초(대략 2월)에 '타깃인센티브'라는 상여를 지급한다. 각 임원이 맡은 업무의 중요도와 난이도를 고려해 타깃 금액을 설정한 뒤, 전년도 성과에 따라 설정한 타깃 금액의 50~150%에서 규모를 결정해 연 1회 지급하는 방식이다. 2019년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는 성과인센티브였다.


◇'CEO가 결정'하는 CFO 인센티브

여기서 타깃인센티브 규모를 결정하는 주체는 대표이사(CEO)를 포함한 사내이사의 경우엔엔 '리더십&보상위원회'다. 이사회 내 위원회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인 변대규 기타비상무이사와 이인무, 정도진 사외이사 등 총 3명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럼 CFO의 경우에는 누굴까. 사내이사가 아닌 CFO에 대해선 CEO가 타깃인센티브 규모를 결정한다. 지난해 초 네이버는 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인 박상진 전 CFO에게 상여로 13억56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면서 "해당 상여는 2021년 성과에 대한 타깃인센티브로 조직과 개인 성과를 기준으로 대표이사가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한성숙 전 CEO가 판단한 박 전 CFO의 상여 산정 사유는 △국내 최초 MSCI ESG등급 'AAA' △신용등급 상향 △성공적 자금 조달로 글로벌 사업 확장 발판 마련과 왓패드(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인수 등을 통한 웹툰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 등 3가지다. 모두 정성평가 결과다. 정량평가 요소가 있는지는 밝히고 있지 않다.

지난해에도 확인되는 건 CEO가 지속해서 CFO에게 '네이버의 글로벌화' 임무를 맡기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글로벌화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대표적으로 해외 사업 확대를 가리키지만 글로벌 신인도를 높이는 것도 뜻한다.

그 예가 2021년 네이버가 국내 기업 최초로 받은 MSCI ESG등급 'AAA'다. MSCI ESG등급은 전 세계 많은 기관투자자가 투자시 참고하는 지표다. CFO에게 글로벌 신인도 향상을 주문하는 건, 또 다른 임무인 인수합병 등을 통한 글로벌 사업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CFO의 오래된 임무 '네이버의 글로벌화'

2021년 초 박 전 CFO가 전년도 성과에 대한 타깃인센티브로 10억7000만원을 받은 사유 중 하나도 글로벌화와 관련 있다. 당시 회사는 "네이버클라우드의 해외 클라이언트를 직접 유치하는 등 대외적인 투자 기회에서 지속적인 시너지를 발굴 등을 고려해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은 네이버가 기존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를 네이버클라우드로 재출범시키고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도모하던 때였다. 화상회의 업무 툴인 '웨일ON'과 웨일 기반의 웹 교육 플랫폼 등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던 시기였다. 박 전 CFO가 이 사업의 해외 고객을 확보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최근에만 CFO에게 '글로벌 사업 확장' 임무를 맡긴 건 아니다. 박 전 CFO의 전임인 황인준 CFO는 2015년 상여로 3억3700만원을 받았다. 당시 회사는 "자회사와 계열사에 대한 투명한 재무 관리, 글로벌화에 대한 노력으로 네이버의 주주가치를 실현한 점"을 사유로 들었다. CFO의 오랜 임무가 글로벌화인 셈이다.

박 전 CFO의 후임으로 현 김남선 CFO의 낙점한 이유 중 하나도 글로벌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왓패드 인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교환 등 빅딜을 주도했다"며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서 글로벌 경영 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올해도 글로벌 사업 영역에서 한걸음을 내딛었다. 지난 1월 미국 중고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 인수를 완료했다. 취득대가는 약 1조6700억원이다. 이 프로젝트에 김남선 CFO의 핵심 역할을 했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포쉬마크 합병 계약서엔 김 CFO와 최수연 CEO의 서명이 함께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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