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와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이사가 4대 엔터테인먼트사 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CEO는 각각 2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는다. 지난해와 비교해 연봉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최근 10년 동안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이 정도 연봉을 받은 임원은 손에 꼽힌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한 덕분으로 보인다.
다만 두 CEO가 모든 보수를 현금으로 지급받은 것은 아니다. 두 CEO의 보수에는 지난해 3월 받은 스톡그랜도 상당량 반영되어 있다. 스톡그랜트는 회사주식을 직접 무상으로 주는 인센티브 방식으로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두 CEO가 이렇게 받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처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성수·탁영준 20억 수령…4대 엔터사 CEO 중 '최대'
24일 SM엔터테인먼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연봉으로 이성수 CEO는 19억8000만원, 탁영준 CEO는 19억7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2021년 연봉과 비교해 두 배 늘어났다. 2021년 이성수와 탁영준 CEO는 연간 보수로 각각 7억6200만원, 7억4900만원을 수령했다.
4대 엔터테인먼트사 가운데 두 CEO의 보수가 가장 많다. 하이브의 박지원 CEO는 2022년 보수총액으로 9억5200만원, YG엔터테인먼트의 양민석과 황보경 CEO는 각각 8억6900만원과 5억8600만원, JYP엔터테인먼트의 정욱 CEO는 14억원을 받았다.
연봉을 분석해보면 이성수 CEO는 급여로 3억3000만원, 상여금으로 16억5000만원을 받았다. 탁영준 CEO는 급여로 3억2300만원, 상여금으로 16억5000만원을 받았다. 두 CEO의 상여금은 같지만 급여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급여 책정 사유로 “이사보수 지급기준에 따라 인사위원회에서 개인의 역할과 수행직무의 가치,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급수준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CEO의 급여는 지난해와 비교해 수천만원 늘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실적 호조를 기록한 덕분에 연봉이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508억원, 영업이익 910억원을 냈다.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35%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상여금 대부분이 스톡그랜트, 실질 연봉 더 많을 수도
두 CEO의 연봉이 대폭 증가한 근본적 배경은 상여금이다. 2021년에는 상여금으로 이성수 CEO가 4억9000만원, 탁영준 CEO는 4억8000만원을 받았는데 2022년 들어 상여금이 3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 3월 스톡그랜트를 받은 영향이 컸다. SM엔터테인먼트는 “당해연도 경영성과와 개인의 역할 기여도를 기준으로 지급규모를 결정했다”며 “2022년 3월 주식상여보상 2만 주를 지급한 것을 포함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톡그랜트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보상을 의미한다. 스톡그랜트로 받은 주식은 즉시 팔 수 있어 주식의 현재가치를 직접 받는 효과가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월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34만4685주 가운데 18만4500주를 주당 7만1600원에 임직원 대상 스톡그랜트로 지급했다. 이 가운데 4만주가 이성수와 탁영준 CEO에게 돌아갔다는 뜻이다.
7만1600원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성수와 탁영준 CEO가 스톡그랜트로 받은 상여금은 각각 14억3200만원 정도가 된다. 사실상 현금으로 받은 상여금은 2억여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SM엔터테인먼트의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본다면 두 CEO의 연봉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24일 10만72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이 기준으로 본다면 두 CEO가 스톡그랜트로 받은 주식의 가치는 20억원이 넘는다.
다만 이성수와 탁영준 CEO가 스톡그랜트 등으로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아직까지 매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성수와 탁영준 CEO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각각 2만6500주, 3만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말과 비교해 정확히 스톡그랜트로 받은 분량만큼만 보유주식이 늘었다.
한편 이성수와 탁영준 CEO는 이달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끝난다. 두 CEO는 17년 넘게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다 2020년 인사에서 공동 대표이사에 올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