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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성과 보수

포스코 경영진의 또다른 임무 '홀딩스 주가 관리'

산정 기준에 '포스코홀딩스 주가 상승률' 포함...CFO 등 경영진, 평균 3억 성과급 수령

양도웅 기자  2023-03-14 14:59:19
지난해 3월 포스코가 지주사이자 존속법인인 포스코홀딩스와 철강사업 자회사이자 신설법인인 포스코로 물적분할했을 무렵 회사 경영진의 단 하나의 목표를 꼽으라면 기업가치 제고였다. 정확하게는 시장에서 주목하는 소재(양극재와 음극재 등) 사업을 영위함에도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실제 그 당시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이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였다. 업종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PER이 10배 이하고 PBR이 1배 이하이면 저평가된 주가로 분류된다. 적어도 포스코 주가가 적정하다고 보긴 어려웠던 셈이다.

이런 까닭에 물적분할 후 포스코홀딩스는 경영진 상여금을 측정할 때 주가와 주당순이익(EPS)을 평가요소로 삼던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경영진에 상여금으로 2월과 7월에 성과연봉을, 2월에 추가로 장기인센티브를 지급했는데 이때 주가와 EPS를 보고 규모를 결정했다.

주가 부양이 뚜렷한 물적분할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은 특이하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신설법인이자 자회사인 포스코의 경영진에게도 동일한 평가 잣대를 세웠다는 점이다.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를 자회사 경영진도 신경 쓰도록 한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 9일 발표한 첫 번째 연간 사업보고서에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총 5명에게 지급한 상여금과 그 산정 기준을 밝혔다.

가령 대표이사인 김학동 부회장은 급여로 6억2100만원, 상여로 4억900만원, 건강검진비 등 기타근로소득으로 600만원을 받았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한 윤덕일 부사장(현재는 포스코퓨처엠으로 이동)은 급여로 3억5300만원, 상여로 2억2400만원, 기타근로소득으로 600만원을 받았다. 경영진 5명이 받은 성과급 평균은 약 3억원이다. 단 지난해가 법인 신설 이후 첫해이기 때문에 비교군이 없어 증감을 논하기는 어렵다.

경영진 상여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연 2회 지급하는 '성과연봉'과 매월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활동수당'이다. 포스코홀딩스와 동일하게 매년 2월과 7월에 나눠 지급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지주사 경영진 상여 종류와 비교하면 장기인센티브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성과연봉 규모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5대 5 비중으로 진행해 결정한다. 정량평가 요소는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포스코홀딩스 주가 상승률 등 네 가지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 정량평가 요소는 영업이익으로 전체 평가 점수에서 20%를 차지한다. 다른 요소들의 비중은 10%로 동일하다.

영업이익보다 평가 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상승률이 평가 요소라는 점이 주목된다. 포스코홀딩스 주가 부양을 위한 기획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포스코홀딩스가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시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포스코홀딩스 자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곳이 포스코다.

재계에서 자회사 경영진의 상여금 산정 요소에 모회사(지주사) 주가 관리를 포함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포스코그룹이 포스코홀딩스 주가 관리를 최우선 경영 과제로 삼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13일 포스코홀딩스 종가는 32만7000원으로 물적분할 무렵인 지난해 3월 28~9만원과 비교해 1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순위는 12위에서 11위로 한계단 뛰어올랐다. 2021년 2만2823원이었던 주당순이익은 8만7330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단 13일 기준 PER과 PBR은 각각 3.74배, 0.49배로 여전히 주가는 저평가 상태다.

2022년 3월1일이 분할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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