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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순혈주의 LG유플러스, LG CNS 출신 강세

그룹 '전자·통신' 계열 인사 등용, 이사회 참여로 '입지·권한' 구축

박규석 기자  2023-02-03 09:37:12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LG그룹은 계열사 전반에 걸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내부에서 중용한다. 지주사 ㈜LG를 시작으로 작은 계열사까지 내부 인사를 활용한다. 계열사 사이에서 인사가 이뤄질 경우 사업군이 비슷한 회사에 몸담았던 CFO를 선임하는 것 역시 특징 중 하나다.

LG유플러스도 그룹의 순혈주의 인사에 속하는 계열사로 꼽힌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부문별 임원에 LG그룹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이중에서도 CFO 자리는 그룹 내부 인사를 선호하는 성향이 뚜렷하다. LG정보통신과 LG전자, LG CNS 등의 출신들이 CFO를 맡고 있다.

이러한 인사 기조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LG CNS 출신 인사다. 지난 2012년 이후 LG유플러스는 총 9명의 CFO를 선임했다. 이중 LG CNS를 거친 CFO는 3명밖에 안되지만 재임 기간에서는 가장 긴 시간을 보내며 재무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2012년 신용삼 전 사장부터 2022년 이혁주 부사장까지 10년 동안 LG CNS 출신들이 CFO를 맡아왔다. 이중 재임 기간이 가장 긴 인사는 이 부사장으로 2016년부터 약 6년간 LG유플러스의 곳간을 책임졌다. 특히 이 부사장부터는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도 겸임해 CFO의 역할이 확대되기도 했다.

LG CNS의 인사가 선임된 이유는 사업적인 연관성 때문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LG CNS는 그룹 내 IT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시스템 구축·운영과 토탈 아웃소싱, 클라우드 등이 핵심 사업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 전환과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스템 구축,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SaaS) 등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꾀하고 있다.

현재 LG유플러스와 LG CNS의 접점은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사업이다. LG유플러스 관련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IDC 신규센터를 건립 중이다. IDC 사업이 IT산업의 성장과 코로나19, 기업클라우드 수요 증가 등과 맞물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센터 건립에는 약 318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투자 종료 기간은 올해 12월 말이 목표다.



LG유플러스 재무라인의 또 다른 특징은 CFO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에 설치된 재무위원회를 통해 회사의 굵직한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재무위원회는 일상 경영 활동에 대한 업무 수행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됐다. 재무위원회는 2명으로 구성되며 지난 16년간 대표이사와 CFO가 맡아왔다. 이 공식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CFO의 이러한 영향력은 올해 LG유플러스의 계열사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23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임 재무 수장으로 선임된 여명희 전무가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유플러스홈서비스 등 5개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 모기업 또는 지주사 CFO가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며 곳간을 관리하는 일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재무관리 방안 중 하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 CNS 출신의 임원을 특별히 CFO로 선임하고 있지는 않다"며 "LG CNS와 연관이 있는 영역은 IDC 사업 정도이지만 관련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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