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으로 자금 조달 이슈가 부각되고 있지만 LG유플러스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양새다. 통신업 특성상 신용공여자로부터 선호도가 높고 차입 관련 이슈도 상당 부분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 역시 올해 절반 수준이라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
부채비율 역시 줄었고 이익 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여기 힘을 더한다. 작년에는 일회성 요인으로 이루지 못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목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고 있다.
◇LG유플러스 "신용공여 선호도 높고 차입금 만기 분산"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CFO)은 최근 진행한 2022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금융시장 격변과 기업 영향에 대해 고민하는 건 사실이지만 LG유플러스의 사업 영역은 B2B 부문으로 베타(β)계수가 크지 않다"며 "자금시장 내에서 신용공여자들로부터 우선적 제공자로 선택받는 사업군에 속해있다"고 말했다.
베타계수는 통상 개별 주식 및 포트폴리오의 수익이 전체 증권시장 움직임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해 변동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LG유플러스의 주요 사업 영역이 B2C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경기민감도에 따라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처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차입금도 이미 회사채 관련된 건 마무리됐고 일부 은행 차입 역시 정리한(arrange) 상황이라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최근 자산유동화증권(ABS) 관련해서도 앵커 투자자 쪽에서 확답을 줘 크게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LG유플러스는 'AA0' 신용도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경험하기도 했다. 2012년 공모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후 처음 겪은 일이다. 다만 주관사가 이를 떠안으며 자금 조달에는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금융시장 내 스트레스가 지속되더라도 그동안 차입금 만기 구조를 분산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 차입금 만기 금액과 비교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반 정도로 줄게 돼 있다"며 "차입금 만기가 양호하게 구성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LG그룹 내 정통 재무라인으로 통한다. 1994년 LG 회장실 재무팀에 합류했고 2001년에는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에 소속돼 근무했다. 2003년에는 미국 보스턴대학교 글로벌CFO 과정을 마치며 전문 역량을 쌓았다.
2004년 ㈜LG 재경팀 부장을 맡다 그 해 말 상무로 승진했다. 2007년에는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파워콤으로 적을 옮겨 경영기획담당 상무(CFO)가 됐다. 이듬해에는 LG CNS 경영관리부문장(CFO)을 맡고 2년 뒤 전무로 승진하며 ㈜LG 재경팀장(CFO)으로 영전했다.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줄곧 CFO를 맡고 있다.
◇부채비율 안정적 관리, 차입금 축소…이익 창출력 개선, '1조 클럽' 입성 목전LG유플러스는 올 들어 재무 부담도 어느 정도 덜어냈다. 작년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부채비율은 143.4%를 기록했다. 올 9월 말에는 부채비율이 133.1%로 떨어졌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019년 12월 LG헬로비전(옛 CJ헬로비전) 지분 '50%+1주'를 취득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2018년 말 103.4%였던 부채비율은 1년 만에 144.1%로 치솟았다. 이후 이를 유사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9개월 새 LG유플러스의 연결 기준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사채 및 장기차입금+사채 및 장기차입금) 규모는 6조691억원에서 5조6630억원으로 6.6% 줄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5조2248억원에서 4조9334억원으로 5.6% 감소했다.
이와 동시에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누계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10조295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10조2397억원과 비교해 0.5%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08억원에서 3.2% 떨어진 794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1년 새 2767억원에서 2851억원으로 3% 늘었다. 아울러 올 한 해 통틀어서는 영업이익 '1조 클럽' 입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CFO는 "기업 부문 매출이 4분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컨슈머 부문 고가치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연말에 4% 가까운 영업수익 성장을 꾀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종업원 독려 차원에서 일회성 비용 지출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그런 단층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본적지출(CAPEX) 규모 역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유플러스는 올 3분기까지 누적 1조5917억원의 CAPEX를 집행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CAPEX가 1조4638억원이기는 했지만 1년 통틀어 보면 유사한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사업 계획을 짜는 중이라 확정은 안 됐지만 내년에는 크게 2가지 방향에 초점을 맞춰 CAPEX를 집행할 방침이다. 그는 "우선 고객 관련 품질 테스트와 보강 작업에 일부 투자할 것 같다"며 "또 데이터 사업 기반을 확충하고 단단히 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