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투자 계획은 단기간에 결정되지 않는다. 목적과 규모, 리스크 등의 요소들이 오랜 기간 검토된다. 이는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사항을 관리·감독하는 이사회에 분야별 소위원회가 꾸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사회를 활용해 투자와 운용에 필요한 자금 조달 계획 등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시설투자와 국내외 법인(자회사 포함) 출자, 자산 취득·처분 등의 지원이 핵심이다.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입장에서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는 게 특징이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의 경우 각각 경영회계와 데이터 및 지능정보시스템, 법률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재무위원회, 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5개가 설치돼 있다.
이사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재무위원회다. 상법상(상장사 기준) 재무위원회는 의무적으로 조직할 필요가 없다. 자산 규모 등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하는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정도다. 나머지는 기업 스스로가 판단해 설치·운영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재무위원회의 존재는 재무의 건전성과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한 LG유플러스의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러한 재무위원회는 지난 2006년에 처음으로 도입돼 약 16년간 운영 중이다. 일상 경영 활동에 대한 업무 수행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됐다. 이사회가 위임한 사항과 기타 재무 사항에 관해서 이사회 운영을 지원한다.
주요 심의·의결 사항은 이사회가 승인한 연간 총 한도금액 범위 내에서의 차입(회사채 발행, 간접 금융)이다. 통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ABS 발행을 위한 단말기할부채권 양도도 포함되며 기타 일상 경영사항으로서 이사회에서 위임한 사항도 함께 심의·의결한다.
재무위원회 위원은 2명으로 구성된다. 2006년 이후 현재까지 대표이사와 CFO 또는 그 역할을 수행하는 등기임원이 책임지고 있으며 이 공식은 16년 동안 한 번도 바뀌지 않다. 회사의 경영과 곳간을 담당하는 있는 인사가 줄곧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는 얘기다. 이러한 관례를 비춰볼 때 2023년 인사에서 신임 CFO에 선임된 여명희 전무 역시 등기임원에 오르는 동시에 재무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LG유플러스의 재무위원회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를 위원회 구성원으로 합류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재무위원회를 갖추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사내이사로만 구성된 만큼 감독 측면에서는 독립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G유플러스가 그동안 재무위원회를 사내이사로만 구성하기는 했지만 향후 사외이사 선임 가능성은 열려있다. 재무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사회에서 선임한 2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재무위원회 위원을 사내이사로 한정 짓지 않은 만큼 향후 사외이사의 선임도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