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 인사 코드

신한금융, '은행 순혈' 위주 그룹 재무라인 구축

①계열사 전반 은행 출신 대세…비은행 핵심 '카·금·생·캐' 내부 전문가 배치

고설봉 기자  2022-12-05 07:42:21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을 기반으로 설립된 조직이다. 그만큼 그룹 내에서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위상은 남다르다. 역대 회장은 모두 신한은행 출신 인사들의 독무대였다. 이와 함께 계열사 대표이사(CEO)들도 대부분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들이 독차지 하고 있다.

계열사 CEO가 은행 출신으로 비은행 계열사와 신한은행 및 신한지주간 가교 역할을 맡고 있는 것처럼 최고재무책임자(CFO)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신한은행 출신 인사들이 여러 계열사에 걸쳐 CFO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비은행 핵심 계열사로 좁혀보면 상황은 다르다.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등 만큼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부출신 전문가들이 CFO로서 각 계열사의 곶간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계열사 CFO 절반 이상 신한은행 출신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는 모두 15곳이다. 신한지주까지 포함해 16명의 CFO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그룹 전체 재무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신한지주 CFO는 이태경 부사장이다. 그는 신한은행 종합기획부 출신으로 신한베트남법인을 거쳐 올해 신한지주 CFO로 발탁됐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 CFO는 정상혁 부행장이다. 그는 신한은행 출신에 입행해 행원과 대리 시절 자금부와 인사부를 거쳤다. 이후 지점에서 영업활동 최전선에서 활동했다. 지점장과 기업금융센터장 등을 역임한 뒤 2020년 CFO로 전격 발탁됐다.

신한은행과 함께 신한금융 은행부문에 속해 있는 제주은행 CFO도 신한은행 출신이다. 권준석 제주은행 부행장은 신한은행에 입행해 IT기획부와 미래채널부, 디지털뱅킹부 등에서 확약했다. 신한지주 디지털기획팀 본부장을 거쳐 올해 제주은행 CFO로 발령 받았다.

류승헌 신한자산운용 CFO도 신한은행 출신이다. 신한은행 입행 후 2001년부터 신한의 IR팀을 이끌었다. 신한지주 IR팀 부장, 본부장을 역임한 뒤 2019년 신한지주 CFO(부사장보)로 발탁됐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을 거쳐 올해 신한자산운용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군소 계열사 CFO들도 대부분 신한은행 출신들이다. 정병각 신한저축은행 부사장, 이영철 신한자산신탁 부사장, 박규택 신한DS 본부장, 김성호 신한AI 본부장, 김종호 신한벤처투자 상무 등이 신한은행 출신이다.

◇비은행 핵심 4개사 내부 출신…일부 계열사 특수성 감안

눈여겨 볼 점은 비은행 핵심 계열사들이다. 비은행 군소 계열사들이 CEO와 CFO 모두 신한은행 출신들로 채워졌다면 이들 핵심 계열사들은 CEO는 은행 출신, CFO는 내부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등 핵심 계열사들은 신한금융 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책임지고 있다. 그만큼 규모도 크고 각 업종별 재무회계 관리도 군소 계열사보다 더 정교함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사업 안정성과 재무관리 전문성 등을 높이기 위해 이들 핵심 계열사 CFO는 내부 출신을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 각 계열사에서 사원 시절부터 재무부문에 오랫동안 몸담아온 베테랑들이 CFO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동권 신한카드 부사장은 지난해 CFO로 발탁됐다. 문 부사장은 옛 LG할부금융에 입사해 옛 LG카드 경영관리팀과 리스크관리팀 등에서 근무했다. 신한카드로 인수된 뒤에는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CFO를 보좌해 재무전략 등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잠시 재무부문을 떠난 문 부사장은 상품R&D센터 부장, 전략기획팀 부장, 영남BU본부장, 기획본부부 본부장 등 현장과 본사를 오가며 활약했다. 경영기획그룹 부사장에 오르며 CFO로 발탁됐다. 카드 내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섭렵할 만큼 신한카드 내부 재무관련 업무에 정통한 인물이다.

신한투자증권 CFO는 금성원 상무가 맡고 있다. 그는 신한투자증권 채권운용부장을 거쳐 FICC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며 CFO 수업을 받았다. 올해 전략기획그룹장으로 임명돼 신한투자증권 CFO 조직을 이끌고 있다.

박경원 신한라이프 전무는 2021년 통합 신한라이프 첫 CFO로 발탁된 인물이다. 그는 KPMG산동회계법인 출신으로 아더앤던슨과 한국기업평가 등을 거친 회계매주 전문가다. 알리안츠생명보험 CFO로 보험업계에 입문한 그는 알리안츠그룹 SE(독일)에서 근무했다. 2019년 옛 오렌지라이프 CFO로 발탁됐다. 2021년 7월 통합 신한라이프 초대 CFO로 임명됐다.

신한캐피탈은 함덕용 그룹장이 CFO를 맡고 있다. 그는 신한캐피탈에 입사해 종합금융본부, 총무부, 심사부 등을 거친 인물이다. 종합금융본부 팀장, 감사팀 팀장, 여의도금융센터 센터장, 전략영업본부 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올해 경영기획그룹 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CFO로 발령됐다.

이외 신한아이타스와 신한리츠운용, 신한EZ손보도 비은행 출신들이 CFO를 맡고 있다. 신한아이타스는 내부 출신인 한호승 상무가 CFO로 발탁됐다. 신한리츠운용도 내부출신 임종수 본부장이 CFO로 앉혔다. 올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신한EZ손보는 외부 전문가인 송정우 실장을 영입해 CFO 역할을 맡겼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