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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라이프생명·부코핀, '구원 투수' 등판한 재무라인

④이환주·신승협, 재무책임자 거쳐 계열사 대표로…PMI 위해 재무 역량 필요

박서빈 기자  2022-12-02 15:38:17
KB금융이 그룹 내 재무통을 인수·합병(M&A)을 거친 계열사의 구원 투수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으로 탄생한 'KB라이프생명'을 이끌 초대 대표로 그룹 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이환주를 선임한 게 대표적이다.

'인수 후 관리(Post Acquisition Management·PAM)'가 M&A 결과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재무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사업재편에 대한 재무적 능력에 대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그룹의 핵심 인재를 적시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KB금융은 재작년 KB부코핀은행의 최대 주주가 된 이후, 부코핀은행의 전면 쇄신을 위해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신승협 재무기획부장을 부코핀 CFO로 보낸 바 있다.

◇ 'KB생명·푸르덴셜 합병' 과제 多

KB금융은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후 '한 지붕 두 체제'를 선언했다. 이유는 두 보험사의 영업 전략 차이에 있었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대졸 설계사의 대면 영업을 위주로 했다면, KB생명은 방카슈랑스와 온라인 보험판로 개척을 중점으로 하는 정반대의 영업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영업 성격 외 자산 규모 차이도 통합 시기를 늦춘 이유 중 하나였다. 자산 규모 면에서 푸르덴셜생명이 KB생명보다 2배 이상이 큰 탓에 통합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 들어 전략 변화가 시작됐다. KB금융이 오는 2022년 말까지 '푸르덴셜'이라는 사명을 사용하기로 계약해 사명을 곧 변경해야 하는 데다, 내년부터 보험사 회계기준이 바뀌며 새 제도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보험업계가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맞춰 준비 작업에 들어간 만큼, 양사가 통합을 염두하고 있다면 새 제도 도입 시기에 맞춰 합병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올해 초 이환주 전 KB금융지주 부사장(CFO) (사진)을 KB생명의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통합보험사 KB라이프생명의 출범을 앞두고 초대 대표이사로 이 대표를 자리에 앉혔다. 이 대표가 재무 리스크 관리 능력과 사업 재편에 대한 재무적 대응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원활한 합병을 이끄는 데 있어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재작년 국민은행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에 해당하는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금융지주의 재무총괄로 선임되며 그룹 내에서 재무 전문가로 활약한 인물로 알려진다.

이 대표는 재무뿐만 아니라 영업에도 능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2013년 7월부터 3년 동안 영업기획부장을 맡으며 전국 영업점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영업기획부에서 전국 영업점을 관리했던 이 대표의 영업 역량이 KB라이프생명의 성장세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KB부코핀은행 '건전성' 관리 특명

KB금융이 그룹 내 재무 핵심 인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을 거친 계열사의 기틀을 닦은 경험은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다. 재작년 8월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CFO로 신승협 지주 재무기획부장(사진)을 파견한 게 그 예다. 부코핀은행의 유동성과 건전성 악화 문제를 해결하고 부코핀은행의 글로벌 사업의 요충지로 만들기 위함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18년 7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한 데 이어 2020년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67%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획득한 바 있다. 하지만 인수 당시 부코핀은행은 코로나19로 글로벌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유동성과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이에 KB금융은 부코핀은행 관리를 위해 그룹 내 재무 전문가를 보냈다. 금융지주에서 재무기획부 재무기획팀장, 재무기획실 차장, 재무기획부장을 거치며 쌓아온 역량을 부코핀은행에서 풀어내라는 특명이다.

신 CFO는 KB캐피탈 비상임이사를 맡은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KB캐피탈의 사외이사들에게 그룹의 전략 방향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으며 비상임이사를 세 차례 연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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