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정재헌 투자지원센터장(부사장)이 임명됐다. 당초 윤풍영 부사장이 최고투자책임자(CIO)와 CFO를 겸임했지만 정 센터장이 겸임하는 형태로 내부적 직무 이동이 있었다. 정 센터장이 판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발탁이다.
2일 ‘THE CFO’ 취재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올 하반기부터 정재헌 센터장이 CFO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투자지원센터장 직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CFO 타이틀이 새로 더해졌으며, 전날 발표된 인사에 앞서 별개로 결정됐다.
SK스퀘어는 이달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신설, 내부 조직을 CIO(최고투자책임자)와 투자지원센터 3개로 개편했다. 박성하 신임 대표가 COO를 겸임하고 하형일 부사장이 CIO, 정재헌 센터장이 투지지원센터를 이끄는 구조다. 전임 CIO인 윤풍영 부사장의 경우 SK㈜ C&C 대표로 이동했다.
조직별 역할을 보면 CIO 조직은 신규투자 발굴과 실행을 전담하고, 투자지원센터는 투자활동과 관련한 모든 제반 사항을 관리한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CIO가 CFO를 겸임했는데 하반기부터는 투자지원센터장이 CFO를 담당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출범 1년을 겨우 지난 신생 조직으로 임직원 규모도 80명 정도로 작다 보니 겸임이나 인사 변화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지원센터 휘하의 재무담당 임원은 오중석 부사장이며, 직무대리로 있다가 이번에 승진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투자지원센터는 투자뿐 아니라 법무와 재무, HR(인적지원), IR, PR(홍보) 조직을 모두 산하에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법무 측면에서 정재헌 센터장의 역량이 주목된다. 정 센터장은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다소 이력이 특이하다.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20년간 법원에서 일하며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김명수 대법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팀장,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SK그룹과 연을 맺은 것은 2020년 4월이다. 당시 SK텔레콤이 ‘New ICT’ 사업 확대와 함께 법무 검토가 늘면서 이를 담당하는 ‘법무2그룹’을 신설, 정 센터장을 영입했다. 그러다 SK스퀘어가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올 초부터 투자지원센터장으로 근무 중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정 센터장은 법무뿐 아니라 재무 쪽으로도 굉장히 밝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SK스퀘어는 ICT 전문 투자지주회사로 지난해 11월 1일 출범했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의 ICT 연합 3사 가운데 ‘글로벌 1조 투자’의 선봉에 서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5G와 AI 기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등에 SK스퀘어의 투자역량을 붙여 AI 및 반도체 경쟁력 제고와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실제 SK스퀘어는 현재 대규모 투자 유치와 글로벌 투자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투자자금 소싱, 포트폴리오 회사 성장, 수익 실현에 이르는 투자의 전 단계를 실행하는 완성형 투자전문회사로 자리잡겠다는 취지다.
정재헌 센터장은 앞서 올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며 미래 투자를 위한 준비를 차질없이 해 나가고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투자 활동을 조만간 성과로 입증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