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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

통합법인 SK이노, SK온 전방위 지원 태세

[SK]③정유부문 실적개선 예상, SK E&S 부침없는 현금창출력…SK온 자력갱생 '언제쯤'

김현정 기자  2025-01-20 14:19:33

편집자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10대 그룹은 작년 각자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등이 켜졌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정상화를 노렸지만 '캐즘'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LG와 롯데, 한화는 화학 시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2025년이 밝았지만 새해의 활력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간절함이 더 드러나 보이는 배경이다. THE CFO는 10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현주소를 조망하고 올해를 관통할 재무 이슈를 살펴봤다.
작년 SK그룹 사업재편의 가장 큰 획이었던 합병법인 SK이노베이션이 새로운 시작점에 서있다. 석유·배터리 시황 부진에 흔들리곤 했던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안정화가 눈에 띈다. SK이노베이션의 합병 목적이 사실상 진퇴양난의 ‘SK온’ 살리기에 있던 만큼 합병 후 여러 현금창출 장치로 전방위 지원 태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는 정유산업 개선으로 SK이노베이션 자체 수익성 제고가 예상되는 가운데 SK E&S가 연간 1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창출해줄 예정이다. 이 가운데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이 36%에서 56%로 높아짐으로써 SK이노베이션에 대한 SK의 지원 가능성도 확대됐다.

◇SK E&S 최적의 재무 보완책…SK 지배력 강화, 배터리사업 지원 기대↑

지난 11월 1일 출범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법인은 2025년 SK그룹 중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배터리사업을 이끌어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굵직한 지배구조 개편의 목적도 여기에 궤를 함께 한다.

정유부문 자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합병으로 올 한 해 SK이노베이션의 재무적 체력은 크게 강화됐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3분기에 매출액 17조6000억원, 영업손실 4233억원을 냈다. 정유부문의 손실 영향이 컸다.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정유부문에서만 영업손실이 6166억원이나 났다.

하지만 작년 4분기부터 복합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올해 정유부문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025년 글로벌 정유설비 순증설 규모가 2024년 대비 약 절반 이상 축소되면서 공급압박이 완화된다는 점도 이에 힘을 보탠다.

무엇보다 그룹 화수분 역할을 해온 SK E&S의 현금창출력이 SK이노베이션에 내재화된 점은 합병법인의 안정적 재무구조에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된다. SK E&S는 최근 EBITDA 기준 1조원대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였다.

SK E&S는 연간 500만톤 이상의 LNG를 공급하는 국내 민간 1위 LNG 사업자다. 해외 가스전 개발·생산부터 LNG 직도입, 발전 사업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업황에 따라 실적부침을 보이는 SK이노베이션을 재무적으로 보완해줄 최적의 계열사라는 평이다.

이 밖에 SK㈜가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이 36%에서 56%로 상향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SK㈜의 지원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SK로서는 연간 4000억원 수준의 SK E&S의 배당을 포기하고서라도 SK이노베이션에 체력을 불어넣어줬다. SK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제고가 곧 SK 기업가치로 이어지는 구조가 한층 강화됐다.


◇'SK이노 강화된 체력, SK온에게로' 예상, 2025년 유의미한 개선 필요

이 모든 일련의 작업들은 결국 ‘SK온’ 지원에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강화된 체력은 SK온의 자립에 상당 부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차전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SK그룹은 약 2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SK온은 2021년 설립 이후 계속 적자 행진이다. 누적 적자는 3조원에 달한다. 2026년 말 기업공개(IPO)를 위해서 늦어도 2025년까지는 2차전지 사업에서 유의미한 현금흐름 창출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 2조원 규모의 SK온 유상증자에 참여해 유동성을 공급했고 수십조원 규모의 차입금 채무보증도 지원했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 총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3조원을 넘어섰다.

SK이노베이션이 자산 105조원 규모의 에너지 공룡으로 재탄생했다고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쇼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SK온을 품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적 상황이 녹록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리스크로 인한 세제혜택 축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SK온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SK온의 2024년 영업손실은 2023년 8609억원에서 9000억원대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에 일회성 요인의 보상금인 2115억원이 반영되면서 240억원이라는 깜짝 흑자를 냈지만 4분기 다시 20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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