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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삼진제약, 오너 2세 다수 '공동경영' 사내이사 중심 체제

오너가 및 대표이사 등 총 5명으로 과반, 상대적으로 미약한 사외이사

이기욱 기자  2024-12-23 08:10:1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삼진제약은 공동 창업주의 자녀들 다수가 함께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1인과 함께 4명의 오너 2세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사회 과반 이상이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어 상대적으로 사외이사의 영향력은 약하다.

감사위원회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님에도 설치·운영하는 등 견제 기능을 위한 노력은 긍정적이다. 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전체에 대한 평가 프로세스 보완 등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구성·평가개선프로세스 1점대 머물러…다양성 확보 긍정적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세부적으로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삼진제약은 255점 만점에 107점을 받았다.

6개 부문 중 3개 부문에서 1점 대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아쉬운 점수를 기록했다. 구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가 모두 1.9점의 부진한 점수를 받았고 정보접근성이 1.7점으로 가장 낮은 평점을 보였다.

구성 측면에서는 삼진제약만의 다소 특수한 지배구조가 이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삼진제약은 공동 창업주인 조의환·최승주 회장의 2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의 장남 조규석 사장과 최 회장의 장녀 최지현 사장이 전문경영인 최용주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사장직을 맡고 있다. 부사장으로 있는 조규형 부사장과 최지선 부사장도 각각 조 회장과 차 회장의 차남, 차녀다.

총 4명의 2세 경영인들은 모두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용주 사장까지 총 5명의 사내이사가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수는 이보다 작은 3명으로 사외이사 비중은 37.5%에 불과하다. 이는 해당 평가 항목 중 최하점 1점에 해당한다.


이사회 의장은 최용주 사장이다. 오너일가는 아니지만 대표이사가 의장을 함께 맡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감점의 요인이 됐다. 그나마 구성 부문에서는 여성 이사의 참여와 30~40대 이사의 참여 등으로 다양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 비중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관련 제도도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우선 삼진제약은 자산 2조원 미만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가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사외이사 직무수행 보조를 위한 지원조직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있고 그들에 대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실시된 교육은 2022년 5월에 열린 '감사위원 역할 수행 교육'으로 2년 반이 지났다.

◇감사위원회 자율적 운영으로 견제 기능 2점대…꾸준한 배당 '주목'

사외이사들에 대한 개별 평가도 별도로 실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평가 결과를 재선임 과정에 반영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사외이사뿐만 아니라 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회에 전체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사외이사들의 부족한 영향력에도 견제기능 부문 평점은 2.4점으로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자율적인 감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이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 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감사위원회도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삼진제약은 사외이사 3인 전원이 참여하는 감사위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기영 사외이사는 대주회계법인 대표를 지낸 회계전문가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1호 전문가' 유형으로 감사위원회 전문성 평가 항목의 최고점 대상이다. 다만 감사위원회 별도 교육이 작년 1년동안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경영성과 부문도 상대적으로 높은 2.5점의 평점을 받았다. 꾸준한 배당과 매출 성장 등이 높은 점수의 기반이 됐다.

작년 삼진제약은 주당 146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총액은 102억원으로 2022년 106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배당 수익률은 3.7%로 5점 기준인 1.7%를 크게 상회했다.

매출 성장률도 6.6%로 5점 기준인 5.64%를 넘어서며 최고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 역시 58.24%로 5점 기준인 73.57%보다 15.33%포인트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마지막으로 총자산이익률(ROA)도 5점 기준 4.51% 보다 높은 4.58%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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