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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보험 신체제 1년 점검

삼성화재, 초격차 성과 만들어낸 '볼륨 확대' 전략

④순이익·CSM잔액 생·손보 통합 1위…이문화 사장 조직개편이 뒷받침

강용규 기자  2024-12-19 16:54:48

편집자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두 업권의 자타공인 1위 보험사이자 삼성 금융부문의 두 기둥이다. 이들은 2024년 각각 새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새로운 체제의 첫 해를 보내고 있다. 양 사의 첫 해 준비와 그에 따른 성적을 점검하고 내년 예상되는 보험업계 차원의 변화에 대비한 전략도 함께 가늠해 본다.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취임 일성으로 '초격차 삼성화재'를 내걸었다. 올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초격차라는 표현에 걸맞은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화재는 눈앞의 실적은 물론이고 미래 기대수익인 보험계약마진(CSM) 역시 보험업계 1위를 수성 중이다. 업계의 경쟁 심화로 CSM 축적의 효율은 전년보다 낮아졌으나 양적 성장을 통해 질적 하락을 커버하고 있다.

◇CSM 배수 낮아졌지만…납입보험료 증대로 만회

삼성화재는 2024년 1~3분기 누적 순이익 1조8344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했다.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를 통틀어 1위에 해당한다. 부문별로는 보험손익이 1조6475억원, 투자손익이 7625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손익 가운데 CSM 상각분이 73.5%에 이르는 1조2109억원을 기록했다. 기존에 축적한 CSM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실적을 개선한 것이다. 삼성화재의 CSM 잔액은 올 3분기 말 기준 14조1813억원으로 순이익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영업 중인 모든 보험사 가운데 1위다.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은 6.6%다.

신계약 CSM은 올 1~3분기 2조47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 감소했다. 삼성생명의 2조4807억원에는 근소하게 못 미치지만 손보사들 가운데서는 가장 큰 수치다. 손보업계 2위 DB손보와의 격차는 2971억원이다.

신계약 CSM 감소의 주요 원인은 수익성의 악화다. 삼성화재는 올들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신계약의 CSM 전환배수가 15.1배로 집계돼 같은 기간의 18.4배 대비 20%가량 낮아졌다. 보장성 인보험의 전환배수가 20.1배에서 16.1배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다만 삼성화재는 CSM 전환배수의 하락을 고려할 때 신계약 CSM 감소를 잘 막아낸 편에 속한다. 이는 질적 하락을 양적 확대로 커버하는 전략 덕분이다. 삼성화재의 월납환산 신계약 장기보험료는 올 1~3분기 1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1% 늘었다. 전환배수 하락이 가장 두드러졌던 보장성 인보험의 월납환산 보험료가 가장 큰 19.6%의 증가 폭을 보였다.

(자료=삼성화재)

◇'초격차 재탄생' 다짐 뒷받침한 조직개편

지난해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의 상각이 보험부문 이익 창출의 주요 수단이 되면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CSM 확보가 유리한 장기보험의 신계약 확보에 목을 매고 있다. 종신보험 수요 감소에 시달리는 생보사들의 경우 건강보험 등 제3보험으로 시장 공략의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제3보험은 생보업권과 손보업권이 모두 영업 가능하지만 전통적으로 손보사들이 70% 이상을 점유한 시장이었다.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기존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파이 유지를 위해서는 수익성의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의 CSM 전환배수 하락도 이 때문이다.

이문화 사장은 올 초 정식 취임을 앞두고 신년사를 통해 "삼성화재는 지난 70여년간 변화와 위기의 변곡점마다 과감한 도전을 통해 성장의 경험과 역사를 만들어 왔다"며 "이와 같은 성공 DNA를 바탕으로 '초격차 삼성화재로의 재탄생'을 이루자"고 주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024년도 조직개편을 통해 장기보험부문 산하에 헬스케어사업팀을 설치해 장기보험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 발굴 및 상품 개발을 위한 동력을 추가했다. 이는 삼성화재가 업계 차원의 경쟁 심화에 따른 효율성 하락에도 신계약 CSM의 감소를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전년 대비 악화한 대내·외 환경 영향으로 CSM 배수가 하락한 것"이라며 "상품 포트폴리오 및 신규 상품의 매출 유입을 통해 효율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3분기만 놓고 보면 삼성화재의 CSM 전환배수는 15.5배로 직전 분기 14.5배 대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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