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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보험 신체제 1년 점검

삼성생명, 대리점 채널 관리 '흔들'…FC 강화로 대응

③삼성금융파트너스 이탈 가능성에 자회사형 GA 부진…조직개편·인사로 FC 힘 싣기

강용규 기자  2024-12-18 16:02:02

편집자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두 업권의 자타공인 1위 보험사이자 삼성 금융부문의 두 기둥이다. 이들은 2024년 각각 새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새로운 체제의 첫 해를 보내고 있다. 양 사의 첫 해 준비와 그에 따른 성적을 점검하고 내년 예상되는 보험업계 차원의 변화에 대비한 전략도 함께 가늠해 본다.
삼성생명은 올해 신계약 영업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 중이다. 다만 이는 전속 설계사(FC) 채널의 분발에 힘입은 바가 크다. FC 채널을 뒷받침하는 전속 대리점과 비전속 일반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대리점 채널은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소규모 전속 대리점들은 집단행동을 통해 비전속화를 검토 중이다. 자회사형 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 역시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신계약 실적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내년 FC 채널에 힘을 더해 대리점 채널의 성장 둔화를 만회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APE는 증가했지만…대리점 영업성장 전속·비전속 동시 둔화

삼성생명은 2024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연납화보험료(APE)가 2조85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증가했다. APE는 납입기간이 제각기 다른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으로 보험사 영업성과의 척도로 활용되는 지표다.

이 기간 영업채널별 APE를 살펴보면 FC 채널이 1조71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8% 증가했다. 전속 대리점 채널은 3382억원, 일반 GA 채널은 3927억원으로 각각 15.8%, 9.3%씩 늘었다. 방카슈랑스 채널이 확보한 APE는 348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다.

방카슈랑스는 보장성보험 대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저축성보험의 주요 판매채널이다. 삼성생명은 CSM 확보에 집중하는 영업전략을 추진 중인 만큼 방카슈랑스 채널에 대해서는 성장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관리 중이다.

문제는 대리점 채널이다. 전년 대비 APE가 늘어나기는 했으나 증가율의 경우 전속 대리점 채널이 2023년 25%에서 올 3분기 15.8%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일반 GA 채널은 28.3%에서 9.3%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성장이 둔화하면서 전체 APE 대비 대리점 채널의 합산 APE 비중도 지난해 26.6%에서 25.6%로 낮아졌다.

지난 9월 삼성생명의 73개 전속 대리점이 삼성생명과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 단일 GA 삼성금융파트너스로 합병했다. 삼성금융파트너스는 내년 1월 공식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잡음 탓에 삼성생명 전속 대리점 채널의 영업 성장이 둔화한 것으로 본다.

비전속 GA 채널의 경우 개별 GA가 판매 상품의 원수보험사를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삼성생명만의 노력으로 성장 둔화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자회사형 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부진은 다소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올 상반기 신계약 금액이 1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1% 감소했다.

(자료=삼성생명)
◇대리점과 달리 FC 채널은 관리 양호…내년 더 힘준다

최근 보험시장에서 GA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면서 원수보험사들이 연달아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중이다. 한화생명처럼 전속 설계사 없이 대리점 채널만을 활용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자회사형 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부진을 두고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삼성생명은 올해 대리점 채널이 흔들리는 것과 달리 FC 채널의 관리에서는 양적·질적 성과를 동시에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말 전속 설계사 수는 2만8231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7.1% 증가했고 같은 기간 생산성 지표인 인당 APE는 1927만원에서 2215만원으로 14.9% 늘었다.

삼성생명은 FC 채널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FC영업본부 산하에 수도권·동부·서부 등 3개 사업부를 신설했다. 3개 사업부는 중앙과 각 권역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 조직이다.

아울러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던 이주경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FC영업본부장으로 발령했다. 이 부사장은 단순한 재무관리자가 아니라 CPC(고객·상품·채널)기획팀장과 FC영업본부 권역담당임원 등을 거치며 영업 노하우를 체득한 현장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조직개편과 인사 등을 통해 내년 FC 채널에 더욱 힘을 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는 있으나 대리점 채널의 관리가 흔들리는 현 상황을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전속과 비전속에 걸쳐 대리점 채널을 위한 조치나 신규 정책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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