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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경영 주체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은 오늘날 한국 재계에 끊임없이 던져지는 주제다.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그리고 기업 외 인물들을 뜻하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기업 의사결정의 최고 결정자여야 한다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재계 대다수의 공감대다. 다만 1인 혹은 소수 중심의 재벌 기업집단 문화에 오랫동안 절여진 한국 재계에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는 여전히 막연한 '뜬구름'에 가깝다. THE CFO는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 기업집단이면서도 이사회 중심 경영을 지향하고 있는 SK의 이사회 경영과 거버넌스 시스템을 살펴보고 그들의 고민과 해결방안을 들어 봤다.
계열사의 독립적인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SK는 사외이사 선임 단계에서부터 부단히 노력해 왔다. Board Skills Matrix(BSM)를 기반으로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인재 풀을 모집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하나의 관건은 실제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선발하는 '주체'들이다. 흔히 사추위라고 불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다.
상법 상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일부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선발하는 사추위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SK 사추위는 사외이사 위주, 그룹 의견 전달할 채널은 필요" SK그룹 사추위의 특징은 '전원' 사외이사가 아닌 1명의 SK그룹 인사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SK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사추위에 포함돼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장용호 SK CEO가, SK텔레콤에는 이성형 SK CFO가 사외이사 선발에 관여한다. SK스퀘어는 김무환 SK GREEN 부문장이, SKC는 신창호 SK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부문장이 사추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룹 인물이 사추위에 포함된 것을 보고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선발의 독립성이 떨어지는 요소로도 주장한다. 사추위의 구성과 독립성, 그룹 인물이 포함되는 것에 대한 SK의 생각을 물었다. 채희석 SK SUPEX추구협의회 Governance지원담당은 "적어도 그룹의 의견을 전달할 채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SK의 사추위는 상법에 충실하게 과반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또 사추위의 위원장들이 대부분 사외이사들이다.
SK의 경우 김선희 사외이사가 인사위원회(SK의 사추위)의 위원장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김주연 사외이사가 인사평가보상위원회(SK이노베이션의 사추위)의 위원장을 맡고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도 각각 하영구 사외이사와 김준모 사외이사가 위원장이다. SK스퀘어와 SKC도 강호인 사외이사와 채은미 사외이사가 사추위장을 맡고 있다.
◇"사외이사 비중, 이사회 수준 가늠하는 절대적 기준 아냐" 사추위를 통해 선발된 사외이사들과 사내이사들, 기타비상무이사들은 '이사회'를 이룬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CEO 1인 혹은 소수만 사내이사고, 나머지 다수 인원들을 모두 사외이사를 채우며 이사회를 구성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경우 상법에서 요구하는 '과반' 수준 만의 사외이사 수만을 채우는 경우가 많다. SK그룹도 비슷하다.
어떤 인물로 구성됐는지만큼 이사회의 형식과 그 틀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 등 구성에 대한 SK의 생각은 어떨까.
실제 SK는 이사회 과반 혹은 과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8인 중 5명이 사외이사고, SK하이닉스는 이사 10인 중 6명이 사외이사다. 이외 SK스퀘어는 5명 중 3명이, SK텔레콤은 9명 중 5명이 사외이사다. SK는 7명 중 4명이 사외이사다. 특정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엄격한 기준을 통해 선발한 사외이사로 이사회 중심의 경영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