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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크레딧 출자' 산재기금, 안정성 중시 기조 '뚜렷'

작년도 그로쓰에퀴티 하우스 강세, 대형사 선호에 중견사 참전 '고심'

감병근 기자  2024-10-21 13:43:13
산재보험기금의 블라인드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사업이 닻을 올렸다. 올해는 전년 대비 출자금액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처음으로 크레딧 분야에 한정해 출자를 진행한다. 작년부터 눈에 띄던 안정성 중시 기조가 더욱 강조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재보험기금은 내달 5일까지 PEF 출자사업 제안서를 접수한다. 이번 출자규모는 800억원으로 총 2곳의 최종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출자 규모와 선정 위탁운용사 숫자 모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작년의 경우에는 역대 최대인 2000억원을 IMM인베스트먼트, VIG파트너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bnw인베스트먼트 등 4곳에 배정했다.

여기에 올해 PEF 출자사업은 처음으로 지원 분야를 크레딧으로 한정했다. 위탁운용사는 채권과 우선주 등 형태로 하방 위험 통제를 위한 구조화가 이뤄진 딜에 7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PEF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산재보험기금이 올해 출자사업을 크레딧 분야로 한정해 진행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산재보험기금은 전년 대비 1개월가량 늦어진 공고에 앞서 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크레딧 출자 수요를 미리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재보험기금이 크레딧 분야 출자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건 안정성 중시 기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산재보험기금은 작년 출자사업 평가 과정에서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특별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출자사업에서 바이아웃보다 그로쓰에퀴티에 집중하는 하우스들의 성적이 좋았던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산재보험기금 측에서 근로자 최후 보루라는 사회적 기금으로서 역할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산재보험기금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크레딧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올해 주요 연기금·공제회들이 대부분 크레딧 분야 출자사업을 진행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상황이라면 산재보험기금 출자사업은 대형 PEF 운용사의 크레딧 계열사간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선정 위탁운용사 숫자가 적은 탓에 그로쓰에퀴티 투자 중심의 중견급 하우스들이 참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MG새마을금고의 크레딧 분야(80%)보다 주목적 투자 비율이 낮음에도 중견급 하우스들이 참여를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성 중시 기조로 전통적으로 대형사 선호도가 높았다는 점 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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