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펀딩 생태계 점검
'그래도 꽃은 핀다' 선방한 bnw·제이앤PE, 새 길 찾는 브릭스캐피탈
⑦출자 콘테스트 연달아 석권…브릭스캐피탈, LG엔솔 파트너십 '눈길'
남준우 기자 2024-03-21 10:50:41
편집자주
수년간 이어진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드리운 그늘도 짙어졌다. 돈줄을 쥐고 있는 유한책임출자자(LP)는 잔뜩 움추러들었다. 펀딩 난이도가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무한책임사원(GP)도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더벨은 찬바람이 거세진 펀드레이징 시장의 생태계를 점검해본다
국내 펀딩레이징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중소형 하우스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정된 출자사업에 MBK, 한앤컴퍼니 등 대형 하우스들도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형 하우스 중 트랙레코드가 탄탄한 곳은 그래도 선방 중이다. bnw인베스트먼트(이하 bnw), 제이앤PE 등은 출자사업 콘테스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신생 하우스들은 루키 리그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저마다의 살 길을 찾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무기로 기관투자자(LP)들을 공략하고 있는 브릭스캐피탈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bnw, 첫 단독 블라인드 펀드 결성 코앞
bnw는 이달 첫 단독 블라인드 펀드인 3호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짓는다. 3호 펀드 규모는 앞서 결성했던 펀드들의 두 배 이상 규모인 4900억원에 달한다.
펀딩 혹한기 속에서도 bnw가 대규모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출자사업에서의 선전 덕분이다. bnw는 앞서 IBK기업은행과 공동운용(Co-GP) 형태로 결성한 1·2호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받았다.
시작은 수출입은행이었다. 작년 6월 수출입은행의 상반기 사모대체 블라인드펀드 최종 위탁운용사로 스틱인베스트먼트, 케이스톤파트너스, KB증권 PE사업본부-SBI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낙점되며 300억원을 출자받았다.
산재기금과 군인공제회 출자사업 콘테스트에서도 각각 500억원과 400억원을 확보했다. 작년말 산재기금, 수출입은행 등의 출자금이 1차 납입됐으며, 군인공제회 출자금도 3월 중 납입될 예정이다.
현상진, 이준상 대표가 이끄는 제이앤PE도 중소형 하우스 중 선전한 곳이다. 현재 1호 블라인드 결성액(1685억원)의 약 두 배 정도 되는 3000억원 규모의 신규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교직원공제회를 잡으면서 순조롭게 시작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 에이치PE, 웰투시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중형 부문 운용사로 선정되면서 400억원을 출자받았다. 최근 진행한 우정사업본부의 메자닌 전략 출자사업 1차 관문도 통과했다. 만약 우본 메자닌 출자금까지 받는다면 약 1300억원의 출자확약서(LOC)를 확보하게 된다.
◇브릭스캐피탈, 펀드 사이즈 1000억대로 확대 추진
다만 모든 중소형 하우스들이 bnw나 제이앤PE처럼 출자사업에서 매번 활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하우스들은 자기만의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브릭스캐피탈을 들 수 있다.
브릭스캐피탈은 2022년 김새한솔·강훈구 공동대표가 설립한 신생 하우스다. 김 대표는 애플, 폭스바겐그룹의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LG화학 등 글로벌 배터리·전기차 기업에서 활약한 인물이다. 강 대표는 골드만삭스와 뉴욕의 카일린 매니지먼트, IMM PE 등을 거친 투자 전문가다.
브릭스캐피탈은 2022년말 첫 블라인드 펀드인 ‘브릭스캐피탈매니지먼트 글로벌 배터리펀드’를 조성했다. 해당 펀드는 500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했다. 당시 국내 연기금이나 공제회가 아닌 LG에너지솔루션이 주요 LP로 참여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에도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애리조나 소재 배터리 기업인 '사이온파워(Sion Power)'에 공동 투자했다. 코스닥 2차전지 장비기업 윤성에프앤씨와 한세실업, 신한캐피탈이 LP로 참여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브릭스캐피탈은 블라인드 펀드 규모를 최대 1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국내 다수 LP들과의 미팅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딜 소싱 능력을 어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LP 관계자는 "bnw나 제이앤PE처럼 그동안 좋은 성과를 거둔 중소형 하우스들은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상황"이라며 "루키리그가 사라진 상황에서 신생 하우스의 경우 차별화한 포인트를 LP들에게 제시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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