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캐피탈사 CEO 연임 레이스

비은행 성장 이끈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의 '선택과 집중'

②2년 연속 순이익 3000억원대…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 자랑

김경찬 기자  2024-10-17 07:41:55

편집자주

주요 캐피탈사 대표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부동산PF 리스크로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임 임기인 대표들도 연임을 예단하기 어렵다. 캐피탈사 대표들의 임기 중 경영 성과와 관행, 지주회장과의 역학관계 등을 들여다보고 연임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내며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에만 집중한 경영전략이 주효했다.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비은행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주력 사업이었던 부동산PF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정운진 대표는 올해 부동산PF를 최대 현안으로 다루며 리스크관리에 매진하고 있다. 부실채권 관리에 적극 대응하며 하반기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PF '발목' 정운진 체제 첫 역성장

정운진 대표는 2년 연속 3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두면서 그룹 비은행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3040억원을 기록하며 정운진 대표가 부임한 이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정운진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한캐피탈은 IB·투자금융 전문회사로 전환하면서 기업금융과 구조화금융, 투자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금융의 경우 가장 높은 자산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투자금융 자산은 4조8162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의 38.4%를 차지했다. 2020년 이후 투자금융 비중이 1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사업 재편으로 수익성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2020년 이후 신한캐피탈의 평균 ROA(총자산순이익률)는 2.73%,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18.04%를 기록했다. 수익성 위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이후로는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이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한캐피탈의 주력 사업들이 수익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가 뒤따랐다. 업권 전반에 걸쳐 부동산PF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신한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43% 감소했다. 정운진 대표 체제에서 처음으로 역성장하며 금융지주계열 1위 자리에서도 내려오게 됐다. 지난 3년간 신한캐피탈의 이익 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PF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올해 리스크관리에 총력, 하반기 이후 가시적 성과

부동산PF 리스크는 건전성 악화로도 이어졌다. 2022년까지 0%대를 유지했던 연체율은 지난 6월 기준 2.45%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6.09%까지 상승했다. 지난 8월까지 발생한 부실채권만 약 1500억원 수준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보유한 부동산PF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정운진 대표도 이익 성장이 아닌 리스크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며 컴플라이언스 운영을 강화했다. 사업성 평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면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도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이뤄졌다. 신한캐피탈이 자체적으로 부동산PF 부실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이유이다.

정운진 대표는 부실 사업장과 관련해 자산 재구조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에 정상화될 수 있는 사업장이라도 조속히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부동산PF 리스크에 계속 얽매인다면 기존 사업들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운진 대표가 리스크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하반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평가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모두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경영실적 측면에서는 전년보다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정운진 대표가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경영성과 평가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